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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결혼증명서 부적처럼 들고 다니겠다"…日동성애 1호 커플

중앙일보

입력

일본 도쿄(東京) 시부야(澁谷)구에서 공식적인 동성혼 부부 1호가 탄생했다.

아사히(朝日) 신문은 시부야구가 이날부터 동성 결혼에 준하는 관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파트너십 증명서’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시부야구는 지난 3월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동성혼 관계를 인정하는 증명서를 발급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동성 커플도 동등하게 취급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증명서 발급 신청을 기다리고 있던 커플은 히가시 고유키(東小雪ㆍ30)와 마스하라 히로코(增原裕子ㆍ37). 대기 번호표 1번을 들고 한 시간 반 동안 기다린 두 사람은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사흘 뒤 증명서가 발급되면 부적처럼 들고 다닐 것”이라며 웃으면서 말했다. 히가시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인증서 발급은 큰 발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인증서 없이도 동성 커플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헌법 24조에는 결혼을 양성(兩性)의 합의에 따른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시부야구가 발급하기 시작한 ‘동성혼 증명서’가 법적인 효력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시부야구는 앞으로 동성커플 증명서가 있는 부부에 대해서는 병원 면회나 아파트 입주 등에 있어서 동등한 기회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청은 “민원 창구에서 공개적으로 증명서를 신청할 수 있지만, 신청인이 원한다면 별실에서 수속을 밟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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