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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34번가의 기적' 여배우 모린 오하라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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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린 오하라

1940~50년대 서부극에서 존 웨인의 상대역을 도맡으며 할리우드의 전성기를 이끈 여배우 모린 오하라(사진)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 주 보이시에 위치한 자택에서 별세했다. 95세.

아일랜드 출신 여배우 모린 오하라는 38년 영화 ‘키킹 더 문 어라운드’로 데뷔했다. 173㎝의 큰 키에 붉은 색 머리로 데뷔와 동시에 주목을 받았다. 1939년 영화 ‘노틀담의 꼽추’에서 여주인공 에스메랄다 역을 맡으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 크리스마스 영화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34번가의 기적’에서는 나탈리 우드의 어머니 도리스 역을 맡아 사랑 받았다.

50년대엔 서부극의 대명사 존 웨인과 티격태격하는 상대역으로 등장해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여성상을 표현했다. 68년 공군 조종사였던 찰스 블레어와 결혼한 후 활동이 주춤했지만 78년 남편이 비행기 사고로 숨진 뒤 활동을 재개했다.

2000년 스크린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열정적인 연기와 도전정신으로 ‘아일랜드의 들꽃’으로 불리기도 했다. 할리우드의 전성기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91년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입성했고 지난해 87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선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2004년 여배우로선 드물게 『이것이 그녀 자신이다(’tis Herself)』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출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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