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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민주주의 체제 … 효율성 시험대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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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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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위(海葦)윤보선대통령 기념사업회는 21~23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윤보선 고택에서 영국 에든버러대와 함께 에든버러대 동문인 윤보선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제3회 윤보선 기념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행사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사장 유현석), 주한 영국대사관, 주한 영국문화원의 후원으로 매년 개최된다.

3회 해위 윤보선 기념 심포지엄

 마그나카르타 800주년을 맞아 ‘마그나카르타와 정치 리더십’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에는 티모시 오셔 에든버러대 총장과 김학준 해위학술연구원장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이홍구 전 국무총리(중앙일보 고문·사진)와 찰스 헤이 주한 영국 대사가 한국과 영국의 시선에서 본 마그나카르타를 주제로 기조 연설했다.

 이 전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역사적 변혁의 고비마다 마그나카르타는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법치의 원칙을 천명한 대장전이란 상징성을 더해 가며 오늘에 이르렀다”며 “3·1 독립선언서나 대한민국 헌법도 바로 이러한 세계사의 흐름에 적극 동조한 본보기”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10년의 한국사는 반제국주의 식민지 투쟁인 독립운동과, 경제적 빈곤과 종속으로부터 탈피하려는 근대화 및 산업화 노력, 그리고 권위주의적 정치폭력에 항거하는 민주화 투쟁으로 점철됐다”며 “(대통령 직선제로 헌법을 개정한)‘1987년 체제’로 불리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과연 제도화와 국가 운영의 효율성 차원에서 성공했는가 등의 테스트는 오늘의 한국이 피해 갈 수 없는 국가적 시험”이라고 진단했다.

 에버라드 전 대사는 “북한의 민주주의 여정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북한이 언제 인권과 법치주의를 존중하는 ‘마그나카르타 모멘트’를 맞을지는 알 수 없다”며 “그러나 역사에서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는 사건들이 빈번히 일어났던 걸 감안하면 북한의 민주화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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