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레슨] 스윙 엿보기 - 짐 퓨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골퍼들이라면 오랜 습관에 의해 형성된 스윙의 특징이 있습니다. 지난 16일(한국시간) 끝난 US오픈 우승자 짐 퓨릭(미국)의 스윙은 매우 독특합니다.

백스윙의 톱동작에서 양팔의 궤적이 8자를 그려내 '8자 스윙'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8자를 그리는 스윙은 리듬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퓨릭의 스윙은 지금보다 훨씬 더 업라이트했습니다.이후 스윙을 조금 바꾸긴 했지만 8자를 그리는 특성은 여전합니다.

퓨릭이 이런 스윙으로도 우승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정확한 임팩트입니다. 스윙의 톱동작에서 양손이 오른쪽 어깨 위에 위치할 때 정상적인 스윙의 궤도를 그린다고 볼 수 있는데, 사진 A에서 보듯 퓨릭의 양손은 톱동작에서 일반 PGA 선수들보다 머리 쪽으로 더 많이 와 있습니다. 이런 매우 가파른 업라이트 스윙궤도에서 다운스윙이 곧바로 진행된다면 아마도 볼의 방향성은 형편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진 B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퓨릭은 이런 예상을 깨고 다운스윙 만큼은 철저히 몸의 안쪽으로 들어와 진행합니다. 이 때문에 클럽의 샤프트가 8자 모양을 그리기는 하지만 스윙 만큼은 동일한 궤도 안으로 들어옵니다.

사진 C를 보면 클럽 페이스가 확실하게 목표를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몸이 어깨보다 더 많이 열려 있어 목표 쪽을 향하게 됩니다. 체중도 왼발로 잘 이동되고 있습니다.

퓨릭의 드라이브샷 평균거리는 2백78야드로 PGA 선수들 중에서 1백32위를 달리고 있지만 정확도에서는 5위에 올라 있습니다. 퓨릭이 US오픈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정교한 방향성을 뒷받침해 주는 훌륭한 임팩트 덕분이라고 봅니다.

스윙의 진행 과정이 독특하더라도 퓨릭처럼 임팩트 순간을 늘 일정하게 가져간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주변사람들로부터 스윙이 예쁘지 않다는 얘기를 듣는 골퍼들도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전욱휴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정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