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회장, WCO 서울 준비대회 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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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건강과 평화를 향한 새로운 국제 문화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자리를 함께 한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세계 문화오픈 조직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지구촌 식구들을 향해 새로운 운동을 제안하게 된 것을 가슴 벅차게 생각합니다.

인류의 역사는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겠지만, 민족과 국가 관계에서는 끝없는 갈등과 극복의 과정이었습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에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핵· 중동 문제등 충돌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에 대립과 분열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인류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 안에서 독특한 삶의 방식, 즉 문화를 만들어 왔으며 그런 문화들은 서로 영향을 주며 발전해 왔습니다. 그런 바탕 위에 조화와 화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도 있었습니다. 적십자 운동· 노벨평화상· 올림픽 등이 그런 것들입니다.

세계 문화오픈은 인류의 그런 노력들과 궤를 같이 합니다.특정 지역의 문화로만 존재했던 심신 수련과 전통 문화등 다양한 유산을 한 마당에 모아 서로 이해하고 그 내재적 에너지를 배움으로써 ‘건강한 삶’ ‘건강한 사회’‘평화의 땅’을 만들자는 것이 세계 문화오픈의 기본 정신입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오픈(OPEN)’이라는 말 그대로, 그동안 감춰지
고 소외됐던 문화까지도 세계인들 앞으로 끌어내는 지구촌의 ‘문화 올림픽’을 지향합니다. 기존의 스포츠 올림픽이 엘리트들의 계량화된 경합장이라면, 세계문화오픈은 절대성과 독창성이 빛나는 자리가 될 것 입니다. 스포츠 올림픽이 인간의 체력적 능력을 시험하는 장이라면, 세계문화오픈은 정신적 에너지가 충만한 축제의 장이 될 것 입니다. 오늘 이 행사는 그 가능성을 확인하고 지향점을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우리는 이미 지난 1일 미국 워싱턴에서 세계 문화오픈 조직위원회를 결성하고 가진 준비대회 현장에서 밝은 미래를 확인했습니다. 내년에는 서울에서 세계 각 국이 참여한 가운데 첫 번째 본 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저는 세계 문화오픈이 저 깊숙한 곳에서부터 울려 나오는 문화의 공동 언어를 매개 삼아 진정으로 조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세계 문화오픈은 이제 첫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우선 국가별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재정적· 인적 투자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도 서둘러야 합니다. 인류 공동의 번영을 위한 국제운동이 모두 그랬듯이 우리 운동이 완전히 자리를 잡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저는 조직위원장으로서 초석을 다지는데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보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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