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장 이름이든, 직책이든 (답해달라)”
“그러니까 위원장은 대법관 출신의…”
“아니, 대법관이 중앙선관위위원장인지도 모르십니까?“
“방금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누가 맡냐고 누가”
“왜 질문을…. 대법관이 지금 맡고 있다는 말씀까지 드렸습니다”
“안 들렸어요 안 들렸어. 좀 크게 (답해달라).”
13일 국회에서 진행된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이찬열(재선·수원갑) 의원이 황교안 국무총리를 상대로 한 질의 중 일부다. 이 의원은 안심번호제도와 관련, 중앙선거관리위 관련 내용을 질의하던 중 황 총리의 답변을 제대로 듣지 않은 채 이렇게 호통을 쳤다.
이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이름이든 직책이든 답하라”고 질문한 것에 황 총리가 “위원장은 대법관 출신”이라고 설명했으나 이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대법관(중 한 명)이 중앙선관위원장인지도 모르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이에 황 총리가 당황하며 “대법관이 맡고 있다는 말씀까지 드렸다”고 하자 그제서야 머쓱하게 “안 들렸다”고 말한 것이다.
이날 이 의원은 대정부질문 시작부터 눈에 띄는 행동을 보였다. 황 총리가 답변을 위해 단상으로 나와 이석현 국회부의장에 의례적으로 인사를 하자 “초청은 제가 했는데 인사는 의장석에만 하고 왜 의원들에게는 (인사를 안 하느냐)”며 “같이 인사하자”며 허리 숙여 인사를 건넸다.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는 질문을 한 뒤 답변을 듣지 않고 도중에 끊어 여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그는 “OECD 국가 중 국정화 교과서를 채택한 나라가 몇 개냐”고 물은 뒤 황 총리가 “나라 수로 말하면 세 나라다. 다만 그 중에는 분단된…”이라며 답변을 이어가던 중 말을 끊고 “그것만 얘기하세요. 가만히 계세요. 답변 기회를 내가 드릴테니까”라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반말하지 마세요. 질문은 제가 합니다”라며 제지한 뒤 “경우가 없다”고 혼잣말도 했다.
또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해서 질문하던 중에는 황 총리의 답변에 고함을 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이) 극우 인사라고 평가되는 사람을 임명해서 온 나라를 벌집 쑤셔놓은 듯 만들어놨다”며 “대통령께서는 미국 가신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 것에 대해 황 총리가 “중요한 국정 일정에 관해 존중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입 좀 조심시키세요! 입 좀 조심시키시라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석현 부의장은 이 의원이 마무리 발언을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가자 “지금 (발언 시간이 끝나) 마이크가 꺼졌는데도 목소리가 크셔서 안 꺼진 것처럼 들렸다. 착오없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은 기자 lee.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