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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링이 태어난 이곳 한국의 VFX가 세계로 뻗어나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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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링링이 태어난 이곳 한국의 VFX가 세계로 뻗어나간다
덱스터 스튜디오 탐방기

국내 기술력으로 디지털 캐릭터를 만들겠다는 꿈.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은 이 같은 의지로 2011년 VFX(시각 효과) 업체 덱스터 스튜디오(DEXTER STUDIOS)를 출범시켰다. 그리고 2년 뒤, 그 결실로 영화 ‘미스터 고’(2013, 김용화 감독)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고릴라 링링은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한국영화 사상 첫 100% 디지털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스터 고’는 흥행에 참패했고, 더불어 덱스터 스튜디오도 휘청했다. 순제작비 225억원을 들인 것에 비하면, 국내에서 모은 관객 수 132만 명은 초라했다. 그 후 2년. 놀랍게도 덱스터 스튜디오는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다. 이제 덱스터 스튜디오는 ‘VFX 전문 업체’에만 머무르지 않고 시나리오 개발부터 포스트 프로덕션까지, 영화 제작 공정에 필요한 모든 부서를 하나둘 갖춰나가고 있다. 말 그대로 진정한 의미의 ‘스튜디오’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링링이 세상에 태어난 이후 지금까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이들의 목표는 그 사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9월 14일, 경기도 파주에 있는 덱스터 스튜디오를 찾았다. 이곳에서 덱스터 스튜디오가 VFX로 꾸는 꿈이 무엇인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지난 2년간 덱스터 스튜디오의 성장은 드라마틱했다. 영화는 흥행에 참패했지만 중국 시장에서 선전했고, 고릴라 링링을 만들어 낸 기술력은 중국 시장을 여는 열쇠가 됐다. 이를 발판 삼아 덱스터 스튜디오는 서극 감독의 ‘적인걸2:신도해왕의 비밀’(2013, 이하 ‘적인걸2’)과 ‘타이거 마운틴’(2014, 중국 개봉명 ‘지취위호산(智取威虎山)’), 정바오루이 감독의 ‘몽키킹:손오공의 탄생’(2014)의 VFX를 담당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그리고 VFX 실력을 증명한 결과는 덱스터에 투자라는 값진 선물을 안겼다. 지난 4월, 중국 최대 부동산과 미디어 재벌 완다그룹은 덱스터 스튜디오에 1000만 달러(약 116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7월에는 중국 레전드홀딩스그룹 산하 레전드캐피털의 투자 유치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투자 금액은 완다그룹과 동일하다. 덱스터 스튜디오가 보여 준 비전에 중국 자본이 움직였다는 뜻이다.

최근 덱스터 스튜디오는 사업을 더욱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얼마 전 현지 법인 ‘덱스터 차이나(DEXTER CHINA)’의 확장 이전을 마무리해 본격적인 중국 사업 준비를 마쳤고, 영화 관련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연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현재 예비 심사 중이기도 하다. 지난 9월 10일에는 경기도 일산에 DI(Digital Intermediate)를 담당하는 부서 ‘덱스터 DI(THE EYE)’ 사업부를 신설했다. 지난해 ‘해적:바다로 간 산적’(2014, 이석훈 감독) VFX 작업 그리고 중국영화 VFX를 통해 덱스터 스튜디오는 약 1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덱스터 VFX의 정점, 디지털 휴먼>

덱스터 스튜디오는 컨텐츠·디지털·워크숍·랩(LAB)·DI까지 총 다섯 개 사업부와 중국 현지 법인 덱스터 차이나로 구성되어 있다. 핵심 동력은 단연 VFX를 담당하는 디지털 사업부다. 전체 직원 280명 중 210여 명이 이 부서에 있다. 한국 VFX 스튜디오 중 최대 규모다. 디지털 사업부 정성진 본부장은 “‘미스터 고’ 이후 디지털 크리처를 만드는 R&D(연구 개발)에 집중했다”라며 “‘미스터 고’의 고릴라, ‘타이거 마운틴’의 호랑이 등 동물은 어느 정도 실력을 쌓았으니, 이젠 사람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박차를 가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디지털 휴먼 ‘메이들린’이다. 20대 백인 여성의 모습으로 살아 움직이는 메이들린의 영상 ‘SOMEONE(Madeleine)’은 지난 8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CG(컴퓨터 그래픽) 전시회 ‘시그라프 2015’에서 공개돼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젊은 백인 여성의 피부는 투명도와 잔털 표현이 까다로워 기술 난이도가 매우 높다. 이를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은, 전 연령대와 인종을 아우르는 디지털 휴먼 제작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1년 반의 연구 끝에 이룬 성과다. 정 본부장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며 “퀄리티를 높이고, 상용화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대를 맞추는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타이타닉’(1997, 제임스 캐머런 감독)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8, 데이비드 핀처 감독) 등의 VFX를 담당한 디지털도메인 등 몇몇 회사의 연구 사례가 있다.

정 본부장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기술적으로는 배우들의 모습을 디지털화하는 것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VFX로 배우의 얼굴을 젊게 만드는 정도가 아니다. 만약 배우 송강호를 스캐닝하면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 연령대의 ‘디지털 휴먼 송강호’를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한 인물을 관찰해서 디지털로 비슷하게 만들어 보는 것과 세포 몇 개를 추출해서 복제하는 방식을 섞는 것. 둘 중 어느 쪽이 오리지널에 더 가까운 결과물을 낳겠나. 디지털 휴먼 기술의 강점이 바로 그것이다.” 정 본부장의 말이다.

<기술력 바탕으로 한 탄탄한 콘텐트>

지난해 컨텐츠 사업부가 신설된 건, 덱스터 스튜디오가 보유한 VFX 기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체 콘텐트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이순규 부사장은 “덱스터 스튜디오는 ‘미스터 고’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뒤 VFX 수퍼바이저들이 모여 만든 회사다. 태생적 뿌리는 콘텐트 제작”이라고 말한다. “기술력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를 확보할 만한 자체 콘텐트를 개발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해 R&D에 재투자하려는 방편이기도 하다”라는 것이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이미 가시적인 성과도 있다. 컨텐츠 사업부는 중국의 한 가정집에서 집사로 일하던 로봇이 자신에게 잠재되어 있던 쿵푸 능력을 일깨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 ‘쿵푸 로봇’을 기획·제작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아예 중국 영화 시장을 겨냥해 기획한 경우다. ‘SOMEONE(Madeleine)’과 마찬가지로 지난 8월 시그라프에서 쿵푸 로봇의 모습이 담긴 짧은 영상 ‘DXT-038(The Kungfu Robot)’을 공개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현직 영화 프로듀서 여섯 명과 신인 연출가 두 명으로 팀을 이룬 컨텐츠 사업부는 한 달에 한 번 ‘스토리 피칭 데이’를 열어 영화로 만들 만한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회사 대표부터 막내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30개가 넘는 아이템이 모였고, 그중 2~3편은 시나리오 작업에 돌입했다. 자체 제작 콘텐트 외에 원작 판권을 구입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장강명 작가의 SF 소설 『호모도미난스』 영화 판권을 사들여 시나리오 개발에 들어갔다.

컨텐츠 사업부 정영홍 본부장은 “2016년까지 100개 아이템을 발굴하는 게 목표”라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지만, 올해는 IP 확보에 방점을 찍고 아이템을 시나리오로 기획·개발하는 데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컨텐츠 사업부의 주력 작품은 한국과 중국 시장을 겨냥한 두 편으로 압축된다. 리얼라이즈픽쳐스와 손잡고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신과 함께’(2017년 개봉 예정, 김용화 감독)로 한국을, ‘쿵푸 로봇’으로 중국을 동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튜디오 대표인 김용화 감독이 평소 ‘감독에겐 조국이 있지만 영화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실제로 디지털 사업부의 기술력 덕분에 아이디어를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무궁무진하다.” 정 본부장의 말이다.

<3D 촬영 기술로도 중국 시장 공략>

중국 시장으로 꾸준히 외연을 넓혀 나가는 것 역시 현재 덱스터 스튜디오의 주요 활동이다. 현재 대부분의 VFX 의뢰가 중국에서 들어오는 만큼, 중국 시장과의 관계를 돈독히 다져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3년 전 만든 차이나 사업부를 확장·이전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다진 이유다. 디지털 사업부 정성진 본부장은 “디지털 사업부가 작업한 VFX에 대한 중국 시장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중국 시장 공략을 시작으로 향후 캐나다·호주 VFX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3D 촬영과 장비 지원이 가능한 워크숍 부서 역시 중국 시장 진출에서 그 역량을 뚜렷하게 발휘하고 있다. 워크숍 사업부 장도훈 촬영감독은 “열풍이 빠르게 식은 국내 상황과는 달리, 중국은 3D영화에 대한 호응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며 “‘미스터 고’를 통해 풀 3D 촬영에 대한 노하우를 익힌 스태프들이기 때문에, 3D 촬영 현장에 언제든 바로 투입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워크숍 사업부는 중국에서 제작한 ‘적인걸2’ 등 수 편의 3D 촬영을 진행했다.

이순규 부사장은 “중국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 중국은 현재 스크린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고, 결국 비주얼로 승부해야 하기 때문에 VFX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다. VFX에 강한 덱스터 스튜디오가 중국을 꾸준히 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쿵푸 로봇’을 시작으로, 뛰어난 VFX 기술과 중국 시장 입맛에 맞게 개발한 아이디어를 버무린 자체 제작 영화 역시 계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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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디지털 휴먼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기술적으로는 배우를 전부 디지털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디지털 사업부 정성진 본부장"

-후반 작업의 완성, DI(THE EYE) 사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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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는 디지털 촬영 후 반드시 거쳐야 하는 후반 작업이다. 다양한 공정 중 색보정(Color Correction)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마디로 영화의 ‘룩(Look)’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DI다. 지난 9월 10일 문을 연 덱스터 DI(THE EYE) 사업부가 담당하는 일이다.

DI 사업부는 파주 본사에서 조금 떨어진 일산에 있다. 디지털 사업부가 타 제작사 작품인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VFX를 담당했듯, DI 사업부 역시 덱스터 스튜디오의 한 부분이면서 ‘따로 또 같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전 CJ 파워캐스트 DI 사업팀장이자 국내 색보정 전문가로 이름 난 강상우 컬러리스트가(사진) 덱스터 DI 사업부를 총괄한다. 시설과 규모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영화관과 동일한 5.1 채널 서라운드 사운드 설비를 갖춘 4개의 DI 전용실이 이곳에 있다. 강상우 본부장은 “최근에는 한 영화에 여러 대의 카메라를 쓰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가 되면서 영상 포맷이 복잡해지고, CG컷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CG·VFX와 DI 파트 간 긴밀한 협업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자체적으로 VFX 팀을 갖춘 덱스터 스튜디오와의 협업은 빠른 소통과 의사 결정 면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아직 확정된 작품은 없지만 DI 사업부 역시 덱스터 스튜디오를 통해 곧 중국 영화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강 본부장은 “시대극·판타지 등 한국보다 장르가 다양한 중국 영화 시장에서는 DI 파트도 새롭게 도전해 볼 만한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과 콘텐트 제작, 둘 다 잡는다-
이순규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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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FX 업체에 머무르지 않고 자체 영화 제작이 가능한 스튜디오를 지향하는 이유는.

“콘텐트와 기술이 함께 가는 형태를 이상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태생 자체가 ‘미스터 고’를 위해 VFX 업체로 출발한 회사 아닌가. 김용화 대표가 영화감독이기 때문에 추진 가능한 형태다. 현재 모델은 피터 잭슨 감독의 웨타 디지털이나 조지 루카스 감독의 ILM과 엇비슷해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VFX보다 콘텐트 제작이 중심이 되는 워너브러더스 같은 회사를 꿈꾼다. 스튜디오를 지향하는 데는 보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VFX 작업만으로 수익을 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 수익을 확보해 꾸준히 R&D에 투자하려면 자체 콘텐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회사의 판단이다.”

-김용화 감독의 차기작 ‘신과 함께’의 진행 상황은.

“순조롭다. 제작비는 350억~400억원 가량 투입될 것 같다. 내년 상반기 크랭크인 예정이고, 1·2부로 나눠 개봉할 예정이다. 현재 디지털 사업부에서 비주얼 컨셉트를 작업 중이다. 비주얼은 할리우드 판타지영화에 버금갈 정도일 거라 자부한다. 캐스팅도 진행 중이다. 중국 개봉과 합작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현재는 자체 콘텐트 개발에 더욱 힘을 쏟는 듯한데, ‘호모도미난스’처럼 원작이 있는 콘텐트도 계속 개발할 예정인가.

“물론이다. 웹툰·소설·게임 등 전 분야에 걸쳐 생각을 열어두고 있다. 예산이나 기술 문제 때문에 영화 제작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했던 몇몇 프로젝트도 적극 검토 중이다. 실제로 그렇게 확보해 개발 중인 시나리오도 있다.”

-코스닥 상장 추진 의미는.

“기업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원활하게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신용도를 높이려는 목적도 있다. 중국 시장에서 ‘코스닥 상장 회사이고, 회사 가치는 얼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신용도에서 큰 차이가 있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자부심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라고 본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외 다른 나라 진출도 계획하고 있나.

“물론이다. 최근 일본 쪽 문의가 부쩍 늘었다. VFX 업체의 기술력이 문화를 소비하는 규모를 못 따라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얼마든지 공략 가능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길게는 할리우드 진출도 꿈꾸고 있다. 연내 미국에 현지 법인 설립을 계획 중이었는데, 코스닥 상장 이슈가 걸리면서 내년으로 미뤄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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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한국과 달리 3D영화의 호응도가 높다. 스태프들의 풀 3D 촬영 노하우가 충분해 언제든 현장 투입이 가능하다. -워크숍 사업부 장도훈 촬영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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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을 파는 것만큼 자체 콘텐트 개발도 중요하다. 내년까지 아이템 100개를 발굴하는 게 목표다. -컨텐츠 사업부 정영홍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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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업부가 만든 메이들린의 모습. 호주 출신 모델 메이들린 에보니를 본떠 디지털 휴먼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스캐닝’이다. 메이들린은 실제 모델을 덱스터 스튜디오에서 자체 개발한 ‘라이트 스피어(Light Sphere)’로 3D 스캔해서 만들었다. 라이트 스피어는 사진 측량 추출 기법을 이용한 구 모양의 스캔 촬영 장비다.

글_파주=이은선 기자 haroo@joongang.co.kr  사진=여다연(STUDIO 706), 덱스터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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