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명의가 본 기적 9회 핫클립

"간질환 치료 획기적 발전…복수·황달 와도 정상 회복 가능"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남산처럼 부푼 배엔 복수가 가득차 있고, 눈자위가 누렇게 뜬 채로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 주창근. 2003년 개봉한 영화 ‘바람난 가족’에 묘사된 간암 환자의 모습이다. 간암이든 간경변이든 간질환 환자의 마지막 모습은 영화ㆍ드라마 속에서 이렇게 묘사돼 왔다. 영화가 나온지 12년이 지난 현재엔 이런 환자도 간 기능의 회복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고 한다.

5일 중앙일보 인터넷방송 ‘명의가 본 기적’에 출연한 김진욱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간경변증은 복수가 심하고 황달이 심하고 의식도 나빠지는 상태로 찾아오면 의사로서는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질병이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완치라고까진 할 수 없지만 약물로 굉장히 잘 조절할 수 있어서 간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사람도 흔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3년 전 치료했던 한 환자를 예로 들었다. 그 환자는 B형간염에 림프종이라는 악성 질환이 겹쳐 황달과 복수가 심한 상태로 내원했다. 하지만 B형간염 치료제 덕분에 황달과 복수 모두 호전되면서 간기능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암도 치료되고 간경변증도 조절되는 상태까지 나아졌다고 한다.

림프종을 치료하다 B형간염이 급성으로 악화되던 일도 이젠 드물어졌다. 과거엔 림프종을 치료하기 위해 강한 항암치료를 하다보면 잠복하고 있던 B형간염이 활성화되면서 급속히 나빠지기도 했다. 김 교수는 “예방적으로 B형간염을 조절함으로써 급성 악화를 막을 수 있게 됐다. 이제 B형간염은 조절이 가능한 병이다. 또 이미 와버린 간경변증도 도리어 풀리는 놀라운 결과를 보이는 경우도 흔치 않다”고 말했다.

이렇게 의학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여전히 안타까운 환자들이 존재한다. 간암 치료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간암 환자 중에선 아직도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간암 판정을 위해선 고가의 검사를 반복적으로 해야 하고, 치료 자체도 한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번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몸 전체의 해독을 담당하는 간이란 장기는 생명 그자체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에 강한 치료를 하지 못하고 몇 차례 나눠서 해야 한다. 반복적으로 해야 할 수밖에 없으므로 치료ㆍ검사ㆍ시술 비용이 다른 장기에 드는 것보다 비싸다. 대략 한번 입원할 때 100만원이 넘게 든다고 한다. 이때문에 중간에 치료를 포기하고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희망을 걸다 더 이상 손 쓸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다시 돌아오는 사람도 적잖다고 한다.

간신히 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수준의 재산을 가진 사람 입장에선 추가로 드는 수백만원이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김 교수는 “간암 치료 효과는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치료 효과가 좋아지면 의료비도 상승한다. 정부에서 암 진단 받은 사람을 위해 비급여로 하지만 아직까지 진료비 부담이 높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 교수는 C형 간염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AㆍB형 간염은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지만, C형은 아직 일반백신이 없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전염 루트를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했다. 그는 “C형 간염 바이러스는 B형과 마찬가지로 먹는 방식으로 침투할 수 없고 피부를 통한 혈관 침입으로 감염된다”며 “C형 간염 환자 연구를 보면 문신ㆍ피어싱을 한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잠재적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요 인터뷰>
-기억에 남는 치료는.
=나 뿐만 아니라 많은 간 질환 전문가들이 경험하는 예이다. 최근 몇년동안 B형 간염 치료제가 굉장히 많이 개발되면서 예전에는 거의 다 만성질환으로 사망하셨던... 예를들면 간경변증으로 복수가 심하고 황달이 심하고 의식도 나빠지는 상태에서 찾아오면 의사로서 좌절감을 느끼게 하던 병이였다. 하지만 이제는 B형간염 자체를 아직까지 완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약물로써 굉장히 잘 조절 할 수 있기 때문에 소위 비 대상성 간 질환 이라고 하는 황달, 복수, 뇌증 등을 앓고 있는 분들도 B형간염이 성공적으로 조절이 되면서 간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부분이 흔히 나타나고 있다. 2-3년 전에 이분은 B형간염에 림프종이라는 악성질환이 같이 겹쳐 있었다. 황달과 복수도 심한상태로 내원하셨지만 그분도 B형간염 치료제 덕분에 황달과 복수 모두 호전되면서 간기능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와 암도 치료되고 간경변증도 조절됐다.

-림프종 악성이 많은데 그분은 초기였나?
=암 중에도 완치 될 수 있는것이 있는데 대표적인것이 림프종이다. 단 강한 항암치료를 하기 때문에 B형간염이 잠복하고 있다가도 항암치료에 의해 활성화 되면서 급성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요즘에는 그런 현상자체도 미리 예방적으로 B형간염을 조절함으로써 급성 악화를 막을 수 있어서 예전과는 치료면에 있어서 많이 달라진 부분이 있다. 이제는 B형 간염은 완치는 아니지만 조절이 가능한 병이다. 어느 단계에 오더라도 환자가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가지고 꾸준한 치료를 하게 되면 최소한 간 기능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을수 있다. 또 이미 와버린 간경변증도 도리어 풀리는 놀라운 결과를 보이는 경우를 흔치않게 볼 수 있다.

-명의라 하더라도 실수하고 오진하는경우가 있는데 조금 후회되는 환자 있었나?
=안타까움을 느낀 환자분 말씀드리자면...간암 환자 분들 중에 아직도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중단하시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다. 간암 부분에서도 치료 효과가 괄목할만한 성장이 있었다. 치료 효과가 좋아짐에 따라서 의료비 또한 같이 상승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도 암 진단 받은 사람은 급여 커버를 최대한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진료비 부담이 다른 질환에 비해 훨씬 높은게 사실이고 본인이 경제활동 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중 삼중으로 고통을 겪는 분들이 있다. 그로 인해 중간에 치료를 포기하고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희망을 걸다가 더이상 손 쓸 수 없는 상황에 다시 돌아오는 분들을 볼 때마다 참... 그런 분들한테 조금이라도 더 설명을 드리고 힘들지만 치료 효과에 대해서 납득시켰으면 어땠을까..하는 안타까움을 느낀다.

-실제 비용이 많이 드나?
=암만해도 간암을 판정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검사를 반복적으로 체크해야 하고 간암의 치료가 한번의 시술로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번 반복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면 간이란 장기가 생명과 필수적인 관계기 때문에 암 치료에 있어서도 한번에 강한 치료 하지 못하고 몇차례 나눠서 해야한다. 그러다 보면 반복적인 치료. 검사. 시술 비용이 다른 여타 시술에 비용에 비해선 비싸다. 대략 한번 입원 할 때 적어도 백만원이 넘어가는 비용이 든다. 전체 비용은 훨 씬 더 많지만 본인부담 비용도 그정도다. 간신히 생활 밸런스가 맞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추가 지출이 수백만원 든다면 아마 우리나라 국민중에 그런 부담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들이 아직도 굉장히 많다.

-최근에 C형간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우리나라에서 건강검진 자료라던가 여러가지 데이터상 전 인구에 1% 남짓, C형간염에 과거에 노출됐거나 현재 질환을 가지고 있는것으로 나타나있다. 예전에는 B형에 가려 상대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치료법도 딱히 없었다. 하지만 이제 B형간염이 효과적인 예방접종과 아주 높은 성적을 보이는 치료약제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치료가 잘 되는 반면에 C형 간염 환자분들은 그동안 치료를 못 받다가 결국은 간 경병증이나 간암으로 병원을 오시는 경우도 많고 아직까지도 C형간염 자체에도 이제는 예전과 달리 건강검진이나 국가 스크리닝을 통해서 발견되는 부분이 많다. 이런 분들이 간질환 클리닉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문신, 피어싱 하고도 관련 있나?
=일반적으로 B형 C형 간염 전파 경로는 동일하다. 먹는 방식으로 침투 할 수 없고 바이러스가 혈액으로 직접 들어가게 되면서.. 결국은 피부를 통한 혈관 침입이다. 피부 손상이 올 수 있는 여러가지 시술이 잠재적인 C형간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본에는 오히려 C형간염이 더 높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그렇게 낮지는 않지만 연구를 해봐도 C형 간염의 경로를 알 수 없는 부분도 상당부분 존재한다. 하지만 C형간염 앓고 있는 분들과 정상 대조군들을 비교해 봤을때 아무래도 문신, 피어싱 같은 것을 했던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연구상 나타났다. 하지만 이제는 C형간염 의식이 확산되어서 피부에 직접 시술을 하는 경우도 요새는 일회용을 많이 사용하고  그럴 위험성이 적긴 하지만 아직도 잠재적인 위험성은 있다.

-간염 예방법은 무엇인가?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가장 많이 늘고 있는 지방간에 의한 간염은 체중조절과 식이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바이러스 간염은 A,B형은 예방접종, C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일반 백신이 없다. 전염 루트를 피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간염 예방 돕는 특정 식품 있나?
=외래 오는 분들 많이 질문하신다. 아직까지는 간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식품은 없고, 단 전통적으로 몇가지 생약 성분이 일반적인 간염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것이 있어서 현재는 그런것들이 상용화되어 간 보호 약제로 이요되고 있다. 식품을 통한것은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정리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정혁준 기자
촬영 김세희ㆍ김상호ㆍ이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