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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최경주 "인터내셔널 팀 해볼 만 하다…승산 있어"

중앙일보

입력

 
“올해는 인터내셔널 팀도 해볼 만 합니다.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8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장에서 개막하는 프레지던츠컵(미국-인터내셔널팀 골프대항전)을 앞두고 최경주(45·SK텔레콤)가 2일 귀국했다. 최경주는 올해 선수가 아닌 단장 닉 프라이스(58·짐바브웨)를 부좌하는 수석 부단장 자격으로 참가한다. 프레지던츠컵 배지가 달린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최경주는 “(긴장감 탓에) 평소보다 잠을 못 잤다. 고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전략을 잘 짜서 인터내셔널 팀이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15 시즌을 마친 뒤 미국 텍사스주 집에 머물던 최경주는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중앙일보와 서면 인터뷰를 했다. 최경주는 “2003년 대회 때는 프레지던츠컵 랭킹이 10위권 바깥이어서 자력으로 출전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개리 플레이어 단장 추천으로 대회에 나갔는데 단상 위에 출전 선수를 앉혀 놓고 각 나라 국가를 연주해주는 게 정말 인상적이었다. 대한민국 애국가가 울려퍼지는데 가슴이 뭉클했다. 올해 그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최경주는 프레지던츠컵과 누구보다 인연이 깊다. 2003년 추천 선수로 첫 출전한 뒤 2007년과 2011년에는 자력으로 프레지던츠컵에 나갔다. 3차례 프레지던츠컵 참가는 아시아 선수 최다 출전 기록이다. 통산 성적은 6승 8패를 기록했다. 최경주는 “선수 입장일 때는 '볼만 잘 치면 된다' 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단장을 돕는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많다. 선수들의 스타일과 습성을 토대로 어떻게 조를 짤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부단장이라는 자리가 더 긴장이 되고 부담이 많다”고 했다.

그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선수들의 ‘단합’이다. 포섬(두 선수가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과 포볼(두 선수가 각자의 볼을 친 뒤 좋은 스코어 채택) 18경기를 치르는 프레지던츠컵은 팀 경기 성격이 강하다. 선수들 간의 교감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최경주는 “미국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팀 경기를 치를 기회가 많다. 반면 인터내셔널 팀은 국적도, 문화도 다르다. 내 역할은 이런 다양한 색깔을 가진 선수를 뭉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올해 대회는 처음으로 호주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아닌 아시아에서 열리는데 인터내셔널 팀 선수 12명 가운데 6명이 아시안 또는 아시아계다. 배상문(29)과 마쓰야마 히데키(23·일본), 아니르반 라히리(28·인도), 통차이 자이디(46·태국) 등이 아시아를 대표한다. 뉴질랜드 국적의 대니 리(25)는 인천에서 태어난 한국계다. 세계랭킹 2위 제이슨 데이(28·호주)는 어머니가 필리핀 사람이다. 최경주는 “대회가 처음으로 아시아에서 열리는 만큼 아시아 선수가 많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부에서는 팀 전력이 약해질까 우려하지만 아시아 선수가 많다고 해서 전력이 약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 골프가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선수들의 컨디션도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미국의 짐 퓨릭(45)이 왼 손목 부상으로 좋지 않듯 인터내셔널팀에선 루이 우스트이젠(33·남아공)이 허벅지 부상 중이다. 최경주는 “우스트이젠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지만 경험이 많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더구나 경기 수가 줄어들어 승산이 있다. 첫 날, 둘째 날 각 5경기에 베스트 8명을 포함한 10명을 출전시켜 기선을 제압하는 게 중요하다. 상위 8명만 보면 양팀의 전력이 팽팽하다”고 했다.

최경주가 가장 큰 기대를 거는 선수는 역시 제이슨 데이다. 최경주는 “데이가 있기 때문에 미국팀도 분명 부담을 느낄 것” 이라며 “한국의 팬들이 큰소리로 인터내셔널 팀을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샷을 할 때만 빼고 큰 박수로 월드컵 축구 못지 않은 열광적인 응원을 해도 무방하다. 분명히 우리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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