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오바마 vs 푸틴, 시리아 해법 놓고 동상이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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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중앙포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 사태 해법을 놓고 유엔에서 정면 충돌했다. 유럽과 중동의 난민 위기를 불러온 시리아 사태의 조기 해결은 어려워졌다. 시리아를 거점으로 삼고 있는 과격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도 한계를 안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했다. 오바마는 알아사드를 “폭탄을 투하해 무고한 어린이를 학살한 폭군”으로 묘사하면서 “독재자가 수만 명의 국민을 살육한 것은 더 이상 한 국가의 내정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엄청난 유혈사태와 대학살을 겪은 상황에서 내전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 새로운 지도자와 포용적인 정부로의 정권 이양이 요구된다. 미국은 러시아와 이란을 포함해 어떤 국가와도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하고,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지지 의사를 천명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테러리즘에 정면으로 맞서 용감하게 싸우는 시리아 정부·군대와의 협력을 거부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며 “오직 알아사드 대통령의 군대와 쿠르드 민병대만이 IS 및 다른 테러단체들과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두 정상은 이날 저녁 90여분 간의 정상회담을 별도로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회동 뒤 “진솔하고 건설적인 대화였다”고 평했다. 그러나 두 정상은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견해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5년째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으로 최소 20만명이 숨지고 400만명 이상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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