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슈퍼모델 결혼식이 열리는 동안 비행기 운항 금지?

중앙일보

입력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슈퍼모델 바 라파엘리(30)의 결혼식을 둘러싸고 이스라엘 정치권에서 열띤 논쟁이 붙었다.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만나며 유명세를 탔던 라파엘리는 지난해 봄 11살 연상의 이스라엘 출신 억만장자 사업가 아디 에즈라(41)과 약혼했다. 24일(현지시간) 라파엘리와 에즈라는 이스라엘 북서쪽 하이파에 위치한 고급 리조트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문제는 라파엘리 부부가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리조트 인근에서 비행기 운항을 금지해달라고 이스라엘 민간항공 관리국 CAA(Civil Aviation Authority)에 요구하면서 발생했다. 결혼식 이벤트로 드론 5대, 헬리콥터 2대와 열기구를 한 대 띄우기로 계획했기 때문이다. 각종 기구들을 동원해 남들과 다르게 결혼식 영상을 제작하고 싶은 욕심에서였다. “우리가 띄운 헬리콥터와 드론 때문에 다른 비행기의 안전운항이 걱정된다"며 리조트 주변 가로 2.4㎞, 세로 2.4㎞, 915m 상공에 비행기 운항을 전면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애당초 CAA는 이 커플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목요일 오후 5시부터 금요일 새벽 2시까지 9시간 동안 인근에서 비행기 운항을 금지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교통부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이스라엘 카츠 교통부 장관은 “하늘은 모든 이스라엘 국민의 소유인데 특정한 사람들의 특정 행사를 위해서 특혜를 베풀 수 없다”며 운항 금지 조치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츠 장관은 “라파엘리 결혼식이 열리는 동안 비행기 운항을 정말 금지시킨다면 CAA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소속 비행기 조종사들도 거들며 CAA의 운항 금지령을 거부할 것임을 예고했다.

결국 CAA는 라파엘리의 결혼식이 열리는 24일 오전이 되어서야 자신들의 결정을 취소하고 모든 항공편의 운항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은 “라파엘리의 몇시간짜리 결혼식 때문에 하늘에서 전쟁이 날뻔했다”며 두 기관의 기싸움을 비꼬았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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