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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50년 미래 비전 선포] “메르스 때처럼 … 언론은 책임 묻고 국민에겐 희망 줘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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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의 법률 대리인 배의철 변호사(왼쪽)와 메르스로 인한 첫 사망자 등 환자를 가족처럼 돌봤던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김현아 수간호사가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창간 50년 기념식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언론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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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역사의 중요한 고비마다 국가가 나아갈 길을 제시했고, 국민 통합과 한반도 갈등 해소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영상으로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임현동 기자]

‘세월호와 메르스’. 지난 2년간 한국 사회를 관통한 두 재난은 국가적 비상사태에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희생해 온 ‘작은 영웅들’을 돌아보게 했다.

기념식서 손 맞잡은 작은 영웅들
메르스 때 헌신한 김현아 간호사
“본분 다하는 시민들 소식 전하길”
세월호 피해자 도운 배의철 변호사
“앞으로도 소신 있게 진실 보도를”

 22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중앙미디어네트워크 50년 기념식은 작은 영웅들이 한데 모인 자리이기도 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인한 첫 사망자 등 감염환자들을 가족처럼 돌봤던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중환자실 김현아(41) 간호사,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의 법률 대리인으로 헌신해 온 배의철(37) 변호사, 세월호 해양사고 조사를 전담했던 유경필(44)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검사, 김종웅(44)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 1년간 마포대교에서 자살을 시도하던 시민 50명을 구한 김치열(36) 서울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순경 등이 그들이다.

 김현아 간호사와 배의철 변호사는 기념식장에서 만나자마자 서로의 손을 부여잡았다. 둘은 이날 처음 만난 사이였다. 김 간호사가 배 변호사에게 “피해자 가족 편에서 앞장서던 모습을 지켜봐 왔다”고 인사하자 배 변호사는 “세월호 때 우리나라의 재난 대처가 얼마나 미숙한지 절감했는데 메르스 사태 때도 별반 다르지 않아 너무 안타까웠다. 고생 정말 많으셨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언론은 책임 있는 자에게는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동시에 국민에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간호사는 “제 할 일을 했을 뿐인데도 칭찬을 받으니 참 송구스럽다”며 “돌이켜 보면 세월호 때 승객 구조 책임을 저버리고 도망간 선장 같은 사람들이 국가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 저 같은 평범한 사람도 칭찬을 받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일보가 꿋꿋이 본분을 다하는 수많은 시민의 소식을 전해 나라에 희망을 주는 언론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배 변호사는 “중앙일보와 JTBC는 끝까지 진도 팽목항에 남아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함께했던 언론”이라며 “앞으로도 ‘정론직필’이라는 언론의 소명을 잊지 말고 소신 있게 진실을 전해 달라”고 했다.

 ‘언론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당부의 말도 이어졌다. 김종웅 변호사는 “성폭력 피해자와 같이 소외받는 약자들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는 ‘좋은 언론’이 돼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치열 순경은 “많은 시민이 언론을 통해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만큼 그 역할을 제대로 감당한다는 책임감을 가져 주시길 바란다. 제 세 아들에게도 자랑스럽게 보여 주는 신문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유경필 검사는 “ 여론 형성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하는 언론으로 자리매김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엔 사회 각계각층의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공정성을 바탕으로 정론직필의 길을 묵묵히 걸어나가 사회통합을 이뤄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오늘 이 자리에 와 보니 격동의 50년 한가운데 중앙일보가 있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앞으로도 세계 속의 중앙일보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했다. 유기풍 서강대 총장은 “한국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프런티어로서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서울대 강태진(63) 교수는 “중앙일보가 사회 각 기관과 산업의 혁신 아이콘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발전해 나가라”고 말했다.

글=조혜경 기자 wiselie@joongang.co.kr
사진=김성룡·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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