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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미디어 콘퍼런스] “클래식과 종이 신문의 공통점 감동을 줘야 오래 사랑받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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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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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바흐의 칸타타 ‘양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고’ 를 연주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손열음(29). 연주 실력만큼이나 글을 잘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1일 중앙 50년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이색 연사로 무대에 오른 그는 피아노 연주와 함께 음악가에게 글이라는 매체가 갖는 의미에 대한 생각도 풀어놨다.

글 쓰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강연

 이른 오전부터 연사들의 강연이 이어진 이날 손열음은 바흐의 칸타타 ‘양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고’와 카푸스틴 변주곡 41번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객석에 선사해 갈채를 받았다.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2010년부터 중앙SUNDAY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이 칼럼들을 묶은 책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를 출간하기도 했다.

 공연 뒤 그는 관객들 앞에서 자신의 음악과 글쓰기에 대한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손열음은 “내 공연에도 그저 무관심했던 아버지께서 내가 쓰는 칼럼에는 유독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다”며 “아버지께 칼럼에 대한 조언을 구하면 구할수록 나도 진심을 다해 칼럼을 쓰기 시작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또 “어릴 때 피아노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한 사람을 위해서 진심으로 연주하면 된다’는 말이 어른이 돼서도 늘 마음속에 숙제처럼 남았는데 이제는 그 말을 이해하게 됐다”며 “그 이후 내 연주에는 조금 특별한 변화가 생겼는데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관객 여러분이 판단해 주고 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자신이 연주한 바흐의 소나타가 발표된 지 300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점에서 클래식과 종이신문은 공통점이 있다”며 “그러나 음악도 신문도 진심으로 한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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