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외할아버지 울린 손녀 재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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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의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으로 베트남 외가를 찾은 동희네 가족. 태연양, 베트남인 어머니 부이티김안씨,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아버지 김재국씨, 동희군(첫줄 왼쪽부터). [사진 한국여성재단]

“바 어이 바, 자우 이에우 바 람(할머니, 할머니를 너무 사랑해요)~”

삼성생명 ‘다문화 아동 외가 방문’
친정 찾은 막내 딸에 “기쁘고 감사”

 지난 9일 베트남 항구 도시인 하이퐁 주택가의 골목길로 들어서자 노래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33㎡(약 10평) 크기의 집 거실에 20여 명 가족이 둥그렇게 모여 있었다. 그들은 김재국(48)·부이티김안(한국 이름 배청은·31) 부부의 자녀 태연(4)양이 부르는 베트남 동요를 듣고 있었다. 손녀딸 재롱에 외할아버지 부이득안(75)씨 눈엔 눈물이 맺혔다. 올해 초 위 출혈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한국으로 시집 간 막내 딸 걱정 뿐이었던 그였다. 그는 “다시 딸을 만날 수 있어 기쁘고, 시집 가서 잘 사는 모습을 보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손자인 동희(9)군도 외삼촌이 사준 노란색 사자탈을 자랑하며 보여줬다. 동희군은“외사촌과 사자춤을 구경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며 “내년에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부이티김안 가족은 삼성생명이 후원하고, 한국여성재단이 주관하는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에 선발돼 5일부터 13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외가집을 찾았다. 2006년에 한국에 시집 온 부이티김안씨는 3년 전에 친정을 방문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07년부터 9년째 지속된 이 사업은 다문화아동이 외가를 방문해 ‘엄마 나라’를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사업으로 올해 23가족(87명)을 포함해 그동안 베트남·필리핀·몽골·태국 출신 이주여성 258가족(944명)이 모국을 방문했다. 삼성생명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이 됐다 .

베트남(하이퐁)=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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