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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룡팔부·의천도룡기 … “내 우상은 무협지 안에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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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영어 이름이 잭(Jack)인 마윈 회장의 별명은 ‘미치광이 잭’(Crazy Jack)이다.

글로벌 혁신 기업인, 미래 50년을 말하다 <1> 알리바바 마윈
중앙일보에 공개한 마윈 집무실
“회사 내 황당한 아이디어 멈추지 않게 하는 게 내 일 … 맞다, 그래 나 미쳤다”

 “집에선 아버지와 끼니 때마다 싸웠고, 대학에선 친구들과 사사건건 의견이 달랐다. 다들 나더러 미쳤다고 했다. 하지만 난 생각이, 꿈이 달랐을 뿐이다.”

 마윈 회장은 “지금도 황당한(wild) 아이디어가 이 회사에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게 하는 게 내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이런 말 하면 미친 소리라고 하겠지만”이라거나 “맞다, 그래 나 미쳤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 시간이 지나면 내 말이 맞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 회장의 집무실 책장에는 무협 소설가 진융(金庸)의 『천룡팔부』 『 의천도룡기』 등 시리즈물이 꽂혀 있었다. 무협지 매니어인 그는 “나는 진융의 소설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며 “내 우상은 모두 현실 아닌 책 속에 있다”고 말했다. 책장엔 금융·환경 등 요즘 그의 관심사를 보여 주는 책들도 있었다. 가치투자기업 캐피털그룹에 대한 『위대한 가치투자자 캐피탈그룹』(찰스 엘리스), 월가의 유명 이코노미스트 헨리 카우프먼의 『금융개혁으로 가는 길』(국내 미출간) 등이다. 『나는 자연에 투자한다』(마크 터섹·조너선 애덤스)는 책은 환경의 미래가치를 강조하는 그의 행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마 회장은 지난 6월 미국 뉴욕 애디론댁 산맥에 위치한 환경보호 구역 브랜든 공원(1억1400만㎡)을 2300만 달러(약 267억원)에 매입해 화제가 됐다. 그는 국제기구인 자연보호협회의 중국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마 회장은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2009년 창립기념식에선 여성 팝가수로 분장하고 무대에 올라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Lion King)의 주제가를 열창했다. 그는 “ 즐겁게 사는 게 좋다. 인생은 일이 전부가 아니다”고 말했다.

항저우=박수련 기자

마윈의 책장  무협지 『천룡팔부』 『의천도룡기』(진융), 『위대한 가치투자자 캐피탈그룹』(찰스 엘리스): 원제 ‘Capital: The Story of Long-Term Investment Excellence’(Charles D. Ellis), 『금융개혁으로 가는 길』(헨리 카우프먼): 원제 ‘The Road to Financial Reformation’(Henry Kaufman·국내 미출간), 『나는 자연에 투자한다』(마크 터섹·조너선 애덤스): 원제 ‘Nature’s Fortune: How Business and Society Thrive by Investing in Nature’(Mark Tercek·Jonathan Ad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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