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자라난 울창한 편백숲을 보면서 아버지의 깊은 뜻을 깨달았습니다.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50만 그루의 편백 씨앗도 깊게 뿌리내리길 빕니다.”
쓰치야 중의원 외무위원장, 전남도에 씨앗 250만 알 기증
지난 19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 일본인 손님이 찾아왔다. 쓰치야 요시히코(土屋義彦·2008년 작고·사진 왼쪽) 전 일본 참의원 의장의 장녀인 쓰치야 모모코(土屋桃子·65) 여사였다. 그는 이낙연 전남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여동생인 쓰치야 시나코(土屋品子·63·오른쪽) 일본 중의원 외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편지에는 “사이타마(埼玉)현 히키(比企)군에서 생산한 편백 씨앗 250만 알을 11월 말 전남도에 기증하겠다. 한·일 우호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아버지에 이어 편백 씨를 보낸다”는 내용의 담겨 있었다.
아버지인 쓰치야 전 의장은 1966년 일본 히키군의 편백·삼나무 씨앗 76만 그루분을 한국으로 보냈다. 그가 보낸 씨앗에서 자란 묘목들은 전남 장성군 축령산과 장흥군 억불산 등에 심어졌다. 이 산들은 현재 울창한 편백숲 휴양림으로 명성이 높다.
쓰치야 전 의장은 36년 지난 2002년에서야 자신이 기증한 씨앗들이 장성과 장흥에서 600㏊의 숲을 이뤘다는 말을 듣고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 모모코 여사는 “아버지는 말단 군인 시절인 1945년 일본 하마마쓰(浜松)에서 재일 한국인이 건네준 주먹밥을 먹고 배고픔을 달랜 뒤 평생 한국에 대한 고마움을 간직했다”고 말했다.
무안=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