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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새 총리에 턴불 … 애벗, 집권당 신임투표서 패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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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턴불(左), 애벗(右)

토니 애벗(57) 호주 총리가 14일 집권 자유당 당수 신임투표에서 패배해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차기 총리직은 맬컴 턴불(61) 통신장관이 수행하게 된다. 스콧 부크홀즈 자유당 원내총무는 이날 투표에서 턴불이 애벗을 54대 44로 눌러 총리가 됐다고 밝혔다. 애벗의 강력한 당내 경쟁자로 꼽히던 턴불 장관은 이날 통신장관직을 사임한 뒤 당 대표 선출 투표를 요구해 애벗을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의원내각제인 호주에서는 집권 여당의 대표가 총리를 맡고 있어 당수가 교체되면 총리도 바뀐다. 자유당 부대표인 줄리 비숍 외무장관은 재신임을 통해 자리를 지켰다.

 턴불 차기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호주는 경제 비전을 가진 리더를 필요로 한다”며 취임 일성으로 경제 회복을 거론했다. 앞서 턴불은 “애벗 총리는 호주가 필요한 경제적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며 사퇴 요구를 해왔다.

 이로써 애벗 총리는 2년 만에 퇴임하게 됐다. 지난 2월에도 사퇴 압력을 받았던 애벗은 당시에는 찬성 61표, 반대 39표를 얻어 재신임에 성공했다.

 애벗은 지난해 다수의 호주인이 탔던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MH370편 실종과 MH17편 추락사건, 지난해 말 시드니 도심 카페 인질극 등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호주 여당 내에선 향후 총선에서 야당에 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턴불은 “지지율이 이대로 간다면 2017년 1월 총선에서 빌 쇼튼 노동당 대표에게 패하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턴불은 호주 정가에서 손꼽히는 자산가로 2010년 기준 자산이 1억8600만 호주달러(약 1565억원)에 달했다. 시드니대를 졸업, 금융사 골드먼삭스의 파트너로 일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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