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섞은 율무차 먹여 1000여만원 뺏은 일당 경찰에 덜미

중앙일보

입력

경마장에서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수면제를 섞은 율무차를 먹인 뒤 돈을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60대 남성에게 약물을 먹여 잠들게 한 후 현금과 체크 카드를 훔쳐간 혐의(특수강도)로 김모(43)씨와 고향 선배인 또 다른 김모(49)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8일 서울 상봉동 화상 경마장에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넣은 율무차를 남모(66)씨에게 먹인 뒤 남씨가 잠들자 주머니와 지갑에서 현금 100만원과 체크카드 등을 꺼내 간 혐의를 받고 있다.

평소 남씨가 주로 쓰던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김씨 등은 남씨의 체크카드에서 현금 600만원을 인출하고, 자신들의 통장으로 1000여만원을 이체했다.

김씨는 5년 전 광주의 한 경마장에서 알게 된 남씨와 연락하며 지내다 남씨가 “전세자금을 통장에 넣어놨다”는 얘기를 듣고 선배 김씨와 범행을 결심했다. 이들은 불면증이 있다며 내과에서 처방전을 발급받아 졸피뎀 성분이 든 수면제 세 알을 구입한 뒤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의식을 되찾은 남씨가 지갑이 없어진 사실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 최근 졸피뎀 성분이 들어간 수면제를 이용한 각종 범죄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승기 기자 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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