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슐리매디슨 회원 폭로에 미국 목사 스스로 목숨 끊어

중앙일보

입력

애슐리 매디슨 홈페이지 화면(왼쪽)과 사망한 존 깁슨 목사(오른쪽)

불륜 조장 인터넷 사이트인 애슐리 매디슨에 가입한 사실이 들통난 것에 자책하던 미국의 목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9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들은 미국 미시시피주 펄링턴 제1남부 침례교회 목사이자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침례교신학대학 교수인 존 깁슨(56)이 지난달 24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7월 한 해킹 단체는 애슐리 매디슨의 모회사 아비드 라이프 미디어를 해킹해 3200만명에 달하는 가입회원 정보를 공개했다. 자신의 이름이 공개된 명단에 있는 사실을 확인한 깁슨 목사는 고민 끝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깁슨 목사의 부인 크리스티 깁슨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은 공개된 애슐리 매디슨 회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나온 것을 유서에서 언급했고 ‘너무, 너무 미안하다(very, very sorry)’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을 잃는 것만큼 가슴 아픈 일은 없다”며 “애슐리 매디슨 사태로 고민하는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애슐리 매디슨 회원 명단 공개 이후 미국 텍사수주와 애슐리 매디슨 본사가 있는 캐나다 토론토 등에서 최소 4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비드 라이프 미디어는 해킹 단체를 기소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이에게 50만 캐나다달러(약 4억5천만 원)를 주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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