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박 대통령에 최고 예우.중국은 예는 예로써 갚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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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언론은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는 물론 다양한 양국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고 평가했다.

중국망은 이날 한중 양국 정상은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 북한 핵 문제, 한중일 정상회담 등 상호 공동 관심사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중국망은 또 박 대통령이 오후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회담을 갖고 한중 관계 발전 방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 관심사에 대해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대공보(大公報)는 박 대통령이 방중 당일 시 주석과 리 총리를 만난 것은 중국 측이 한국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반대에도 항일 승전 열병식에 참석한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라는 얘기다.

진펑(金鵬) 정치평론가는 "박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의 반대를 무릅쓰고 열병식에 참석한 것은 최고의 용기와 지혜를 발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반드시 예를 예로써 갚는데 박 대통령이 방문 첫날 시 주석과 리 총리를 동시에 만나는 게 대표적인 파격 예우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박 대통령 방중에는 156명의 사상 최대 경제인이 동행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이 경제 문제에 있어서도 한국에 특별 대우를 하겠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진 시각이 현지시간으로 심야였던 관계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미 국무부의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한·중 회담이 개최되기 전인 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의 초점은 미래, 그리고 전후에 우리가 목격한 지속적인 평화와 번영, 아시와의 파트너십에 있다"며 "우리는 그것이 계속 지속·성장하고 굳건해지며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세기를 가져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구체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제3국의 일인 만큼 일본 정부로서는 발언을 삼가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박 대통령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고 70주년 전승절 열병식도 참관할 예정인 것이 한국의 중국 접근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는 분석에 대해 “예전부터 그런 경향이 있다”고만 답했다.

일본 언론은 한·중 정상회담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6번째이며 두 정상은 회담 후 오찬도 함께 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한 공조를 확인했으며 박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중국에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NHK는 “한국이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급속히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워싱턴·도쿄=최형규·김현기·이정헌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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