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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춘모·채병룡 ,싱싱한 스물한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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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쌍권총'이 프로야구 1위 SK의 마운드를 지킨다.

시즌 초 SK 마운드를 책임졌던 '이승호-스미스'가 최근 주춤하는 사이에 21세 동갑내기 제춘모와 채병룡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춘모는 5연승의 무패가도를 달리고 있고, 채병룡은 7승1패를 기록 중이다. 두 선수는 팽팽한 경쟁관계다. 시즌 초에는 제춘모가 돋보였다. 선발로 발탁된 제춘모에 비해 채병룡은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마무리 투수였다. 그러나 제춘모는 부진을 면치 못했고, 4월 12일 잠실 두산전 이후 중간계투로 밀려났다.

대신 채병룡이 선발 자리를 꿰차고 들어왔다. 이를 악문 제춘모는 자신을 추스르며 투구를 갈고 닦았다. 그리고 지난달 22일 조진호가 항명 파동으로 2군으로 내려간 틈을 타 선발로 복귀했다. 그리고 10일 잠실 두산전까지 내리 5연승을 거두고 있다. 방어율도 3.78로 낮아졌고, 지난해 성적(9승7패)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제춘모의 분발에 채병룡도 힘을 냈다. 투수층이 두터운 SK에선 조금만 흔들려도 2군행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마무리에서 선발로 전환한 채병룡은 7승1패라는 성적뿐 아니라 SK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방어율(2.80)을 자랑하고 있다. 임창용(삼성).정민태(현대)와 함께 다승부문 공동 3위에 올라있으며, 공동 1위 바워스(현대).이상목(한화)을 1승 차이로 뒤쫓고 있다.

채병룡의 주무기는 제구력이다. 1m85㎝.95㎏의 육중한 체구와 달리 공은 그다지 빠르지 않다. 기껏해야 시속 1백40㎞대 초반이다. 그러나 구석을 찌르는 정확한 볼 컨트롤로 타자들을 요리한다. 올 시즌 50이닝 동안 뽑아낸 탈삼진만 46개다.

이에 반해 제춘모는 완급을 조절하는 변화구가 빼어나다. 특히 1백40㎞대 중반의 직구와 섞어 던지는 슬로 커브는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기에 충분하다.

두 선수의 선의의 경쟁이 SK엔 '보약'이 된 셈이다.

김봉근 투수코치는 "두 사람의 활약 뒤에는 볼 배합을 리드하는 포수 박경완의 노련미가 숨어 있다"며 "경험에서 우러나온 수읽기와 젊은 마운드의 폭발력이 SK를 더 강하게 한다"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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