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1심서 실형 선고] 오너 공백 경영권 어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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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풀려날 것으로 기대했던 SK그룹은 법원 판결에 실망하면서도 글로벌 정상화 작업은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손길승 회장은 선고 직후 "회사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15일로 잡혀 있는 SK㈜ 이사회에서 출자전환안을 의결하는 등 채권단과 합의한 정상화 방안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채권단도 "SK글로벌의 경영정상화 계획은 이미 가닥을 잡은 만큼 이를 계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K㈜ 관계자는 "崔회장의 실형 판결과는 무관하게 SK㈜ 이사회가 상업적 판단에 따라 8천5백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안을 승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그룹의 체제에도 당장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SK그룹은 3개월 이상 지속된 崔회장의 공백 상태에서 손길승 회장과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 황두열 SK㈜ 부회장 등이 중심이 된 계열사별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SK측은 내심 오너 공백으로 인한 경영권 불안 가능성과 경영진 교체에 따른 경영상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SK㈜의 대주주인 소버린 자산운용이 경영권 간섭을 더욱 강화하고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SK글로벌의 경우에는 孫회장과 김승정 부회장ㆍ문덕규 전무 등 핵심 경영진이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으며, 채권단도 경영진 교체 의사를 갖고 있어 경영상 공백이 우려된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崔회장의 경영권 향방은 2심 선고 결과와 SK글로벌 정상화 여부, 그리고 사회적 분위기 등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채권단이 崔회장 경영권에는 간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당장 崔회장의 경영권이 무산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SK㈜ 이사회가 출자전환안을 부결할 경우 채권단은 청산형 법정관리를 재논의하고 담보로 내놓은 崔회장의 지분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홍병기.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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