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부축하는 척…상습 절도 50대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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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임씨의 주거지에서 압수한 금품들. [사진=금천경찰서 제공]

밤길에 취객을 부축하는 척하며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5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심야 시간대 길거리에서 취객에게 접근해 스마트폰, 지갑 등 물품을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임모(52)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지난 2013년 4월부터 올해 8월 초까지 금천구, 구로구 일대에서 44차례에 걸쳐 2937만원 어치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2013년 초 서울 구로구 독산동의 한 다세 대주택에 방을 얻은 임씨는 집 근처 도로변에서 술에 취해 잠든 사람들을 노려 범행을 시작했다. 마치 일행인 것처럼 취객을 부축하며 금품을 훔치는 식으로 주변 사람들의 의심을 피했다. 폐쇄회로(CC)TV에 잡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범행 시엔 늘 모자를 눌러쓰고, 범행 후에도 골목을 여러번 우회해 집에 도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하지만 임씨의 범죄행각은 올초 CCTV에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찍히면서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임씨의 인상착의를 파악해 주변지역 CCTV를 분석했고, 일대를 탐문하던 중 임씨를 발견해 검거했다. 임씨의 집엔 노트북 2대와 스마트폰 39대, 시계 13개 등 훔친 물품 191점이 보관돼 있었다.

임씨는 경찰조사에서 “일정한 직업이 없는 상황에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13일 임씨를 구속하고 검철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람이 많은 대로변이라도 과도한 음주로 잠들었을 경우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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