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관리들 이달초 美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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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부 관료 4명이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미국 정.학계 안보전문가들과 함께 북핵 문제를 놓고 비공식 회의를 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캘리포니아 주립대(UC샌디에이고)의 수전 셔크 교수는 11일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UC샌디에이고와 스탠리 재단의 공동 주최 아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안보전문가회의'를 비공식적으로 열었으며, 북한에서는 미 국무부의 비자를 받은 관료 4명이 참석해 미국 측 한반도.안보 전문가 15명과 함께 북한 핵 해법에 대한 토의를 벌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전화통화에서 "이번 회의는 정부 차원은 아니었지만 회의에서 오간 내용을 최근 국무부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며 "참석자 명단과 토의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올들어 미 국무부가 북한 정부 측 인사에게 방미를 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베이징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문제의 돌파구를 위해 북한과 미국이 서로 상대방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타진하는 성격의 모임이었다"며 "하지만 북한 측 참석자들은 북한 관영방송을 통해 발표됐던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고, 미국 측 참석자들도 강경한 자세를 보여 별다른 합의나 결론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측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거나 재처리를 완료했다는 표현은 쓰지 않고 모호하게 핵무기 능력이 있다는 정도로만 언급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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