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문재인과 독대 '대선주자 비대위'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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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의 비노무현계 김동철(광주 광산갑·3선·사진)이 문재인 대표에게 “당을 차기 대선 주자급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지난달 24일 문 대표와 단 둘이 만나서다.

 김 의원은 “문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 승리가 어렵다”고 주장하며 “당 혁신위원회 활동이 마무리되는 적당한 시점에 대표직을 던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상곤 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는 오는 9월 중순까지를 활동시한으로 정한 상태다. 이어 김 의원은 문 대표에게 비대위 구성 아이디어를 제시한 뒤 여기에 참여할 위원으로 문 대표를 비롯해 안철수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을 거론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당 의원총회에서도 “문 대표의 사퇴야말로 최고의 혁신”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엔 단순한 퇴진이 아니라 문 대표도 참여하는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을 거론했다. 진일보한 절충안인 셈이다.

 문 대표는 김 의원의 말을 경청했지만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부겸 전 의원도 포함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정도의 반응만 보였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된 데 대해 김 의원은 “지난달 20일 의원총회 때 문 대표가 불참해 내 발언의 진의를 오해할 수 있겠다 싶어 따로 만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문 대표가 살신성인을 하면 정권교체에 대한 지지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내년 총선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친노 진영은 문 대표의 퇴진에 부정적이다. 현직 광역단체장(박원순·안희정)의 당 지도부 참여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등도 논란거리다.

 다만 문 대표도 “당의 미래 주자들과 함께 ‘희망 스크럼’을 짜 힘을 모으겠다”고 밝힌 만큼 어떤 형태로든 차기 주자 협의체가 현실화할 순 있다는 관측이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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