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을 극적 결승골' 한국여자축구, 동아시안컵에서 일본에 2-1 역전승

태극 낭자들이 '나데시코 재팬(패랭이꽃·일본 여자축구대표팀 애칭)'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은 부상으로 조기 낙마한 심서연(26·이천대교)을 위해 똘똘 뭉쳐 싸운 끝에 세계 최고 수준의 일본 대표팀을 눌렀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4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전가을(27·현대제철)의 그림 같은 프리킥골로 일본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대회 최약체로 꼽히던 한국은 지난 1일 중국을 1-0으로 꺾은 데 이어 2연승을 달렸다.

일본 여자축구대표팀은 2011년 독일 여자월드컵 우승,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은 비록 이번 동아시안컵에 세대교체 차원에서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구성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위의 강팀이다. 한국은 17위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과 박은선(이천 대교)이 빠진 한국여자축구는 지난 2일 중국을 1-0으로 꺾었다. 한국 선수들은 일본에는 질 수 없다는 각오로 한 발 더 뛰었다. 일본과 역대전적에서 3승8무14패로 열세였던 한국은 이번 경기를 포함해 여자한일전 사상 첫 2연승을 거뒀다.

한국은 전반 30분 선제 실점했다. 나카지마 에미의 슛이 권하늘의 발을 맞고 방향이 굴절됐다. 그러나 한국은 0-1로 뒤진 후반 9분 주장 조소현(27·현대제철)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조소현은 단독 돌파 후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강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조소현은 골을 넣은 뒤 벤치로 달려가 심서연의 유니폼을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하늘을 향해 흔드는 골세리머니를 했다. 선수들이 심서연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세리머니였다. 중앙 수비수 심서연은 지난 1일 중국전에서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 돼 4일 조기 귀국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전가을이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렸다. 후반 33분 교체출전한 전가을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포물선을 그리는 20m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가을의 골은 남녀한일전 A매치 사상 첫 추가시간 결승골이다.

경기 후 윤 감독은 "선수들이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배경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일본보다 정신 무장이 더 잘돼 있었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줘 기쁘다"고 말했다. 조소현은 "(심)서연이가 빨리 나아서 같이 뛰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연승을 달린 한국은 8일 북한과 최종 3차전을 치른다. 한국여자축구는 2005년 첫 대회 이후 10년 만에 동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우한=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