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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10의 핵심, 여기 다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트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진 블룸버그]

“이젠 ‘퍼스널 컴퓨팅’의 시대다. 윈도우10은 ‘퍼스널 컴퓨팅’의 시대로 우릴 안내할 것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트야 나델라(47) 최고경영자는 이렇게 말했다. 전세계에 포진한 MS 파트너 기업, 기술전문가들이 다 모인 컨퍼런스 자리였다. MS의 새로운 운영체제(OS) 출시를 2주 앞둔 이날, 나델라 CEO는 윈도우10에 담길 MS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그로부터 꼭 40년 전, MS의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세운 목표는 “집집마다 모든 책상 위에 ‘퍼스널 컴퓨터’를 한 대씩 놓겠다”는 것이었다. 30여년 간 MS 왕국의 실적은 창업자들의 목표를 뛰어 넘고도 남았다. 집집마다 PC는 물론, 이젠 한 명이 스마트폰·태블릿·스마트워치 등 여러 대의 개인컴퓨터를 갖고 노는 세상이 됐다. MS 왕국의 세 번째 수장 나델라 CEO가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든 데이터에 접근하고 컴퓨팅할 수 있는 ‘퍼스널 컴퓨팅의 시대’를 아젠다로 제시한 이유다. 경쟁자들에게 모바일 생태계의 주도권을 빼앗긴 MS에게, 이 MS를 재건해야할 나델라 CEO에게 윈도우10은 반전의 기회다.

윈도우10은 모든 MS 기기를 관통하는 통합 플랫폼을 지향한다

MS가 이렇게 공들여 준비한 윈도우10이 29일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190개국에서 동시에 출시됐다. MS는 이 회사 역사상 최초로 사용자들에게 윈도우10 무료 업그레이드를 1년간 제공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MS는 윈도우10이 그저 기존 윈도우의 뒤를 잇는 또하나의 PC용 운영체제(OS)가 아니라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호 한국MS 국가최고기술책임자(NTO)는 “윈도우10은 기능이 중심인 기존 윈도우와 다르다”며 “도처에 컴퓨터가 있고, 데이터 저장용량의 한계가 없는 다양성의 시대에 맞는, 퍼스널 컴퓨팅을 위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윈도우 스토어. 윈도우10에선 한번 구입한 앱을 여러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기존에 MS의 기기들 간에도 서로 달라서 호환이 안됐던 기기별 운영체제가 모두 윈도우10 하나로 통합됐다. PC부터 모바일·태블릿·X박스(콘솔 게임기)·홀로렌즈(증강·가상현실 기기) 등 모든 기기의 기반은 이제부터 윈도우10이다. 심지어 사물인터넷(IoT) 기기에도 윈도우10이 탑재된다. 이 모든 기기에서 윈도우10용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MS의 앱마켓인 윈도우 스토어가 모든 기기에서 통합돼 있기 때문이다. 어느 기기에서든 윈도우10 기반으로 사용한 앱은 MS의 클라우드 스토리지(저장공간) 서비스 ‘원 드라이브’에 저장돼 다른 기기에서도 쓸 수 있다. MS는 또 특정 시점에 특정 기능을 발표하고 기존 관행을 깨고, 새로운 기능이 개발되면 마치 과거에 윈도우 보안패치를 제공하듯 수시로 윈도우 새 기능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개인 음성비서 ‘코타나’

윈도우10의 음성인식 개인비서 코타나

개인화된 컴퓨팅 환경의 핵심은 MS의 음성인식 개인비서 ‘코타나’에 담겼다. 윈도우10에 탑재된 코타나는 개인의 위치, 일정, 컴퓨터 사용내역, 취향에 따라 다른 답을 제시해준다.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를 이해하는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반 서비스다. 코타나의 경쟁자는 친구같은 음성비서인 애플 시리(Siri), 행동패턴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구글나우다.

모바일 시장에서 약한 MS는 핵심 서비스인 코타나를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에도 개방했다. MS가 MS워드·엑셀·파워포인트 같은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안드로이드와 iOS에 모두 제공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선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사용자가 찾아주길 기다리지 않고, 사용자가 있는 그곳으로 찾아간다는 전략이다. 윈도우10 기반의 PC에서 코타나를 사용했다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애플 아이폰에서도 코타나를 불러서 비서로 쓸 수 있다.

◇엣지, IE보다 빠르고 가벼워졌다

윈도우10에 새로 선보인 브라우저 `엣지`는 주소창에서 검색할 수 있다
윈도우10 엣지 브라우저에서는 펜이나 마우스로 필기도 가능

윈도우의 간판 브라우저였던 인터넷 익스플로러(IE)보다 가볍고 빠른 새로운 브라우저 ‘엣지(Edge)'도 윈도우10에서 선보였다. 앱 아이콘 모양도 IE보다 좀더 날렵하다. 엣지는 액티브X 같은 비표준 기술을 제외해 IE보다 실행속도가 더 빠르다. 데스크탑은 물론 노트북·태블릿·스마트폰·X박스원 등 다양한 기기들에 모두 엣지가 탑재됐다. 스타일러스 펜이나 마우스를 활용하면 웹페이지에 노트에 필기하거나 낙서하듯 바로 웹페이지에 메모를 할 수 있다. 음성인식 개인비서 코타나가 엣지에 통합돼 윈도우10 내에서 실행한 과거 활동에 기반해 검색결과도 보여준다. 하지만 한글 서비스는 아직 지원되지 않는다. 엣지에서는 구글의 브라우저 크롬처럼 주소창에 직접 검색어를 입력해서 검색할 수도 있다.

윈도우10 노트북의 바탕화면. 왼쪽 하단에 `시작버튼`이 있다

실패작으로 평가받는 윈도우8에서 사라졌던 ‘시작’ 버튼도 바탕화면 왼쪽 아래에 복원됐다. MS는 윈도우10에 기존 브라우저인 인터넷익스플로러(IE)도 IE11 버전으로 함께 탑재했다. 엣지와 IE11 중 하나를 기본 브라우저로 선택할수 있다. 국내에서 시중 은행 홈페이지들은 IE 기반으로 제작돼 있어 엣지가 아닌 IE로 접속해야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다. 금융 사이트 외에도 기존과 호환성 유지가 중요한 사이트가 많다면 IE11을 기본 브라우저로 사용하는게 낫다.

내년 1월부터는 IE 기반 홈페이지를 이용할 때도 IE 9 이상의 버전을 사용해야만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MS가 내년 1월 12일부터는 각 운영체제(윈도우 비스타·윈도우7·윈도우8.1 등)에 맞는 최신 버전에 대해서만 기술지원과 보안 업데이트를 제공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하 버전은 MS의 보안지원이 종료되기 때문에 각종 위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안면인식 로그인·멀티 바탕화면

MS의 가상·증강현실 기기 홀로렌즈에도 윈도우10이 탑재된다

윈도우10은 ‘내 몸이 곧 비밀번호’로 쓰이는 생체인식 보안기능도 탑재됐다. 핀(PIN)번호나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 없이, 지문이나 홍채 및 얼굴을 인식하는 방법으로 윈도우10 계정에 로그인할 수 있다. 윈도우 헬로 기능이다. 적외선 센서로 실물을 인식하기 때문에 사진이나 모형물로는 로그인이 안된다. 다만,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적외선 센서와 레이저 스캐너 등이 내장된 기기가 있어야 한다. MS는 전세계 주요 제조사들이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기기를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윈도우10에서는 또 데스크톱을 여러 개 쓰는 것처럼, ‘가상 데스크톱’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바탕화면을 기능별로 여러개 두고 쓸 수 있는 셈이다.

◇무료 업그레이드

MS는 윈도우10 확산을 위해 사상 최초로 1년간 무료 업그레이드 혜택을 들고 나왔다.

윈도우7·윈도우8·윈도우8.1을 쓰는 개인 사용자(홈·프로 에디션)는 예약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윈도우10으로 업그레이드 된다. 내년 7월 29일까지는 무료로, 이후에는 17만2000원(개인)과 31만원(프로) 을 내고 사야 한다. 기업 간 계약을 통해 사용하는 엔터프라이즈 윈도우도 계약 기간 이내라면 순차적으로 윈도우10으로 업그레이드 된다.

이날 보안소프트웨어기업 안랩은 윈도우10 지원 관련 주의사항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윈도우10 업그레이드 전에 소비자들은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백신소프트웨어나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이 윈도우10을 지원하는 버전인지를 해당 소프트웨어 제조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하는 게 좋다. 일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앱)은 아직 윈도우10을 지원하지 않아 정상적으로 구동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린터나 웹캠·스캐너 같은 주변기기도 장비 제조사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윈도우10 지원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업그레이드 전에 중요한 작업과 데이터는 백업을 해놓는 게 안전하다. 윈도우10 예약 앱을 이미 설치한 사용자라면, 예약 앱 중에 ‘PC확인’에서 비호환 프로그램·주변기기·업데이트 가능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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