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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남대문시장 ↔ 염천교 신호 신설, 대체교량도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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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시민들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해줄 촉매제이자 거점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서울시는 왜 서울역 고가도로를 재활용해 도시공원으로 만들려는 것일까.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건축가 김영준씨는 이 프로젝트의 의미가 단순히 찻길 하나를 보행로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차를 조금 빼고 생각해보면 도시 전체가 보다 인간적으로 바뀔 수 있다”며 “서울역 동서를 오가는 통로를 보행자에게 개방하는 순간 단절된 주변 지역이 연결되면서 낙후된 도심이 살아나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2017년까지 서울역 고가 공원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교통 문제는 신호체계 개편과 우회로 마련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역 교차로에 남대문시장 방향 좌회전 신호와 반대편 염천교 방향 우회전 신호를 새로 만들어 만리재로-염천교-남대문시장을 잇는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하면 동대문 패션타운과 만리동 봉제공장을 오가는 차량이 시청 앞까지 가서 유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서울시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혼잡 시간대에는 7.1분, 평상시에는 3.4분이 더 소요되는 걸로 분석됐다. 이택근 서울역일대 종합발전기획단 재생사업반장은 “종합교통대책을 경찰청 교통규제심의위원회에 올렸다”며 “북부 역세권 개발이 진행되면 대체교량 설치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일방적으로 공원화를 추진한다는 지적에 따라 설계 단계부터 시민 참여를 강화하기로 했다. 다음달 16일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서울역 7017 운영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어 고가 상·하부 활용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은다. 현장소통센터를 만리동에 열어 수시로 주민들과도 접촉하고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공식 주민설명회도 8월에만 15차례 이상 계획하고 있다.

 너무 성급하게 사업을 추진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다리의 수명 문제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이미 2006년에 안전점검에서 D등급을 받은 뒤 2007년부터 철거 논의가 있었던 만큼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다. 시는 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공원화 사업으로 발생할 경제효과(3887억원)가 비용(2124억원)을 상쇄한다”고 설명했다. 이 반장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보행 전용거리가 확대된 후 경제활동 규모가 22% 커지고 교통 흐름이 2~17% 개선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컸다”며 “산업화시대 유산인 서울역 고가 재활용은 역사적·문화적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시는 봉제공장과 남대문시장을 위한 맞춤형 활성화 방안도 준비 중이라고 제시했다. ▶봉제공장이 많은 공덕동·청파동에 봉제사랑방(공동작업장)을 만들고 ▶공장과 동대문시장을 왕복하는 셔틀버스도 운행하며 ▶남대문시장의 경우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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