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레로 "나? 클레이 제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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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카를로스 페레로(23.스페인.세계랭킹 3위)는 우승을 확정지은 뒤 바닥에 잠시 엎드려 있었다. 마치 자신의 진가를 가장 잘 발휘하게 해준 롤랑가로스 코트의 붉은 흙바닥에 감사의 인사를 하는 듯했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힘찬 도움닫기 뒤 펜스 기둥을 잡고 뛰어올랐다. 거의 2m에 육박하는 코트 뒤쪽 펜스를 가뿐히 넘어버렸다. 페레로는 아버지와 가족들을 찾아 하나씩 얼싸안았고, 그제서야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모기' 페레로가 메이저대회 첫 우승컵을 안았다. 페레로는 지난 8일 밤(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마틴 베르케르크(25.네덜란드.46위)를 3-0(6-1,6-3,6-2)으로 꺾고 우승상금 84만유로(약 11억원)를 챙겼다.

모기가 물 듯 정교하고 따끔한 샷으로 정평이 나 있는 페레로는 이날 세차게 부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페레로는 첫 세트 첫 게임에서 네차례의 듀스 끝에 베르케르크의 서비스 게임을 따내 기선을 제압했다. 단 한게임만 내주며 손쉽게 첫 세트를 따낸 페레로는 이후 큰 고비없이 손쉽게 승리를 낚았다.

한편 여자 복식 결승에서는 킴 클리스터스(벨기에)와 수기야마 아이(일본)조가 루아노 파스쿠알(스페인)-파올라 수아레스(아르헨티나)조에 2-1로 역전승, 우승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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