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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제작자 “차세대 캐릭터, 한국에 답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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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마이클 E 유슬란. [뉴시스]

어둠이 지배하는 고담의 고독한 영웅, 배트맨을 영화화한 제작자 마이클 E 유슬란(64)이 내한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콘텐츠 인사이트’ 강연 연사로 참석한 그는 1989년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한 ‘배트맨’을 시작으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거쳐 내년에 개봉할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까지 배트맨 전 시리즈의 제작 총괄을 담당했다. 지금껏 만든 작품이 16편에 달해 ‘배트맨의 아버지’로 통한다.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슬란은 “20대에 ‘배트맨’ 판권을 샀을 때만 해도 누구도 만화책의 영웅을 진지하고 어둡게 그릴 수 있을 거라고 믿지 않았다. 영화화하는 데 10년이 걸렸고, 그렇게 공들여 나온 ‘배트맨’은 업계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세 명의 천재, 팀 버튼·안톤 퍼스트(고담을 디자인한 프로덕션 디자이너)·크리스토퍼 놀런을 만나면서 만화로도 깊이 있는 주제와 담론을 제시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DC·마블 코믹스의 광팬이었던 유슬란은 3만 권이 넘는 만화책을 수집했고, 대학에서 만화책을 주제로 강의도 했다. 그가 여러 영웅 중 배트맨에 빠진 이유는 “초능력이 없는, 우리와 비슷한 인간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다크나이트 라이즈’(2012)를 보면 배트맨은 어떤 상징이 됐다. 악당과 싸우기 위해서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전세계 누구라도 망토를 두르고 싸울 수 있고 이것이 전세계 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것 같다”고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그는 DC코믹스의 영웅을 하나로 묶는 차기 프로젝트 ‘배트맨 대 슈퍼맨’에 대해 “DC코믹스의 영웅들은 마블코믹스의 ‘어벤져스’ 군단과 달리 작가와 편집자가 다르고, 세계관이 제각각이라 하나로 묶는 데 시간이 걸렸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이들이 어떻게 묶이고 갈등하고 우정을 쌓는지 설명하는 중간 과정이 될 것이며, 단순한 오락용 팝콘 무비는 아니라고 장담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슬란은 차세대 캐릭터를 찾기 위해 아시아 국가와 협업을 모색 중이다. 그는 “미국은 수퍼히어로 포화 상태”라며 “차세대 스토리는 아시아에서 나올 것이다. 한국의 만화, 드라마, K팝 등에 답이 있다. 한국 제작자들과 손잡고 글로벌 프랜차이즈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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