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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교수들 총장 불신임 투표 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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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앙대 교수들이 학과 폐지 등으로 갈등을 빚은 이용구(61·사진) 총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졌다.

 중앙대 교수협의회(교협)는 13일 오전 서울 동작구 흑석캠퍼스 R&D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표권이 있는 전임 교원 880명 중 547명(62.2%)이 참여한 가운데 514명(94%)이 불신임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중앙대 개교 이래 총장이 불신임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대 이강석 교협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부로 이용구 교수를 중앙대 총장으로 인정하지 않음을 선언한다”며 “재단이 즉각 총장을 해임하고 민주적인 선출 방식에 따라 신임 총장을 선출하는 등 대학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때”라고 말했다.

 교협과 이 총장의 갈등은 지난 2월 학과제 폐지와 전공선택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중앙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이 발표되면서 불거졌다.

당시 찬반 투표에서 교수 응답자 555명 중 513명(92.4%)이 개편안에 반대하는 등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지난 3월 본부 측에서 학과제를 현행대로 유지하되 2016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모집단위를 단과대학으로 광역화하는 수정안을 내놨지만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다.

지난 5월엔 이 총장이 직접 “대학운영위원회를 재단의 참여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거나 폐지하는 등 쇄신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교협 측은 “총장이 약속한 문제들에 대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불신임 투표를 강행했다.

 이번 투표에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94%에 달하는 교수들이 총장 불신임에 찬성하면서 학사 구조 개편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과학대학 소속의 한 교수는 “대다수 교수가 총장의 사퇴를 원하고 있음이 확인된 상황에서 구조 개편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학교 본부 관계자는 “중앙대의 변화와 개혁에 대해 일부 교수가 극단적으로 반발하는 것 같아 유감”이라며 “지속적으로 교수 사회를 설득하고 학내 구성원과 소통해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이 총장이 쇄신 방안을 누차 밝힌 상황에서 사퇴부터 요구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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