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인증 받고 가격은 절반 … 수입차 대체부품 국내 첫 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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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수입차를 사는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바로 정품 부품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독일 BMW 530i 모델의 정품 펜더(바퀴덮개)의 국내 가격은 44만8300원이다. 하지만 품질 인증을 받고 가격은 절반 수준에 불과한 부품이 13일부터 공급된다.

 국토교통부는 대만의 자동차부품 업체인 동양그룹(TYG)이 만든 BMW 5시리즈의 바퀴덮개(Fender·펜더)를 ‘인증대체 부품’으로 처음 지정한다고 12일 밝혔다. TYG가 내놓은 BMW 530i 모델의 펜더 가격은 정품의 절반 이하인 21만8650원이다. 이 부품은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의 성능 시험을 거쳐 한국자동차부품협회(KAPA)에서 인증을 했다.

인증을 받은 대체부품엔 저가 카피제품과 구분하기 위해 복제가 불가능한 인증마크가 부착되고,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사후 관리를 받는다. 만일 이후에 부적합한 사항이 발견되면 인증이 취소된다.

 대체부품 인증제도는 국산차와 비교했을 때 수입차의 부품 가격이 평균 5배를 넘어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정부가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 지난 1월부터 시행됐다.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만 자주 수리를 하는 범퍼커버, 트렁크덮개, 방향지시등 등 40개 대체부품이 인증 심사를 받고 있다. 윤진환 국토부 자동차운영과장은 “앞으로도 인증을 받은 대체부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인증을 받은 대체부품을 사용하면 보험료를 할인받는 보험상품도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은 자주 교환하는 자동차 부품의 디자인 특허권을 강력하게 보호하지 않는다. 따라서 중소기업들이 대체부품을 많이 만들고, 소비자들도 이를 자유롭게 선택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에선 자동차업체들이 무분별하게 디자인 특허 등록을 하기 때문에 인증제도를 도입해도 대체부품이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에서 장기적으로 규제를 풀어야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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