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아르헨티나, 국가부도 상습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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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시장에서 그리스와 아르헨티나, 에콰도르는 요주의 대상이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자주 경험한 국가 부도 상습범이기 때문이다. CNBC가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 자료를 인용해 역대 국가부도 톱10을 뽑아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위는 그리스다. 현재 3000억 유로가 넘는 빚을 진 그리스는 2012년 3월 2610억 달러를 갚지 못하겠다며 디폴트를 선언했다. 그 해 12월에도 420억 달러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에 빠졌다.

2위는 2001년 820억 달러를 갚지 못해 국가 부도를 선언한 아르헨티나다. 이 여파는 지난해 디폴트로 이어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제동을 걸고 있는 엘리엇이 2000년대 초 극심한 재정 위기를 겪는 아르헨티나 국채를 헐값에 사들인 뒤, 아르헨티나가 디폴트를 선언하자 채권 액면가에 이자까지 붙여 내놓으라며 소송전에 돌입했다. 지난해 미국 법원이 엘리엇의 손을 들어주자 돈을 갚지 못한 아르헨티나는 다시 디폴트에 빠졌다. 이 액수는 아직 정확하게 산정되지 않아 순위에서 제외됐다. 2000년 디폴트를 선언했던 페루도 엘리엇의 재물이 돼 거액을 갚아야 했다.

돈이 있어도 빚을 갚지 않겠다고 ‘배 째라’로 나선 경우도 있다. 에콰도르는 2008년 32억 달러의 빚을 갚지 않고 국가부도를 선언했다. 당시 좌파 정권이 부채가 합법적이지 않다며 상환을 하지 않아서다. 거시 경제 지표가 나쁘지 않았지만 정치적 배경으로 인한 디폴트 사례로 꼽힌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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