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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타결 임박…군시설 사찰 허용 싸고 막판 진통

중앙일보

입력

이란 핵협상의 최종 타결이 임박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로 구성된 주요 6개국(P5+1)은 이란과 오스트리아 빈에서 막바지 조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지금처럼 핵협상이 타결에 근접한 적이 없었다. 핵협상이 타결된다면 이슬람국가(IS·수니파 무장단체)를 포함한 극단주의 세력 격퇴에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오는 7일 협상시한을 앞두고 이란 핵협상이 거의 마무리되는 것 같다. 이란 외무장관의 발언은 협상 타결을 위해 미국이 좀더 유연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핵협상 타결의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합의문의 90% 이상이 완성됐다”고 밝혔다.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협상 당사자들이 마침내 공정하고 균형된 합의안을 도출할 것으로 본다.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방 소식통은 “협상이 결승선을 향해 가고 있으며 7일까지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매우 어려운 몇 가지 문제가 남아 있지만 순조롭게 진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미 당국자는 “협상이 막판까지 왔지만 7일을 넘길 수도 있다. 협상 타결에 매우 근접했기에 시한을 조금 넘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마지막 조율에 진통을 겪고 있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핵협상 타결 조짐이 보이자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일 테헤란에서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알리 샴크하니 국가안전보장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핵협상 최종 타결 시 IAEA의 이란 핵 프로그램 사찰 방법을 논의하고, 기존의 농축 우라늄 저감 작업의 진행 상황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2013년 11월 20% 농도의 고농축 우라늄을 5% 이하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주요 6개국은 그 대가로 경제·금융제재 일부를 한시적으로 해제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양측은 현재 군사시설에 대한 IAEA의 사찰 허용 여부 등을 논의하고 있다. 주요 6개국은 핵무기 관련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 있는 이란 북부 파르친과 포르도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사찰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란 정부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시설에 대해서는 불허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란 의회는 최근 IAEA의 사찰 대상에서 군사·안보시설을 제외하고 평화적인 핵 이용을 위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협상이 타결되면 2002년 8월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가 드러난 이후 불거진 이란 핵문제가 해결되는 전기를 맞게된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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