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깜짝 '승전 에어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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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중동 순방을 마치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타고 귀국하면서 일부러 바그다드 상공을 통과하는 '깜짝 에어쇼'를 벌였다고 AFP 등 외신들이 5일 보도했다.

동승한 백악관 관리는 이번 깜짝쇼가 "이라크가 이제는 해방돼 자유롭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포스 원은 이날 낮 12시24분(현지시간) 이라크 영공에 들어갔으며, 약 30분 뒤 바그다드 9천5백m 상공에 진입했다.

날씨가 맑아 시계가 좋은 데다 조종사가 일부러 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이는 등 배려한 덕분에 부시 대통령은 바그다드 시내를 굽어 흐르는 티그리스 강과 바그다드 국제공항, 주요 고속도로와 다리.공원 등을 기내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부시는 대통령궁 등 바그다드 시내의 주요 건물들을 직접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수행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에어포스 원이 1시간16분 동안 이라크 상공을 비행하는 동안 인근 해역에 있던 미 해군의 니미츠 항공모함에서 F-18 전투기 4대가 출동해 호위했다. 부시는 일주일 동안 유럽과 중동을 순방한 뒤 이라크전을 지휘한 카타르 도하의 미 중부사령부 방문을 마지막으로 귀국하던 길이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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