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G8의 北核성명 심각성 알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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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에비앙에서 3일 폐막된 G8(서방선진7개국+러시아) 회담에서 대량살상무기(WMD) 및 운반수단의 확산을 우려하는 성명이 채택됐다. 비록 의장성명에 북한 외에도 이란이 언급돼 있지만 우리의 관심은 당연히 북한 핵 문제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라크 전쟁을 놓고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던 프랑스와 독일.러시아 등까지 나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해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한 것은 북한 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일치된 우려와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G8은 성명을 통해 대량살상무기 확산 우려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체제, 화학무기금지기구, 수출통제, 외교적 노력 등 기존의 제도와 조치 외에 무력사용 혹은 강력한 제재 등을 의미하는 '다른 조치'도 검토될 수 있다고 분명히 경고하고 있다.

현재의 세계를 주도하는 G8의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이러한 입장 표명은 북한에 냉엄한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또 북한이 그들만의 세계관에 사로잡혀 왜곡된 현실인식을 할 경우 초래될 결과에 대해 강력한 사전경고를 발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G8이 아직까지는 명시적으로 북한에 대해 무력사용 위협을 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즉 아직까지는 평화적 해결의 원칙과 해법에 대한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은 국제사회의 이러한 분위기를 분명히 인식하고 평화적 해결의 길로 나와야 한다. 이라크 전쟁의 예에서 보듯 극단으로 치닫는 곡예외교는 민족과 한반도의 운명을 파국으로 이끌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북한은 냉엄한 현실인식을 기초로 북한 체제의 미래는 핵이 아니라 국제사회와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음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을 때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구를 수용해 G8의 경고와 우려를 해소하고 민족번영의 길로 나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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