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수보다 「전국몇등」이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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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85학년도 대학입학관문을열기위해 오랜 기간 연마의나날을보낸 전국70만수험생은이제 대학과 학과의 선택이란 마지막 결정을 눈앞에 두었다.
그동안 쌓아올린 내신성적과 있는 힘을 다해 따낸 학력고사 성적으로 소망스런 대학과 학과에서 영광의 합격을 쟁취하기위해서 지금부터 결단을 내리게될 선택이 지금까지의 노력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학력고사성적과 내신성적의 총점으로만 합격여부를 결정하는 현행입시제도에서 대학및 학과의 선택은 이미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어느대학, 어느학과에 지원서를 내는 순간 이미 합격과 불합격은 결정되고, 따라서 대학과 학과를 얼마만큼 잘 선택하느냐에따라 오랜기간에 걸친 연마가 후회없는 결실을얻을수도, 또 그 반대일수도있다.
지나치게 합격에만 신경을 쓰다보면 불만스런 합격을 얻을수도 있고 그렇다고 이미 결정돼 있는 성격을 외면하고 대학이나 학과에만 욕심을 부려 낙방의 고배를 마실수도있다. 지나친 안전위주의 하향지원이나 패기만 앞세운 상향지원은 그런점에서 다같이 금물이다.
63개 전기대학 원서접수가 끝나는 앞으로의 보름동안 수험생들은 후회없는 영광을 얻기위해 정확한 선택을 할수있는 지혜를 총동원해야겠다. 지금부터는 우선 어느때보다도 확실한 신념과 정확한 기준을 나름대로 가질 필요가 있다.
어쩌면 대학과 학과의 결정은 일생에 영향을 미칠수있다는 점에서 그렇고, 86년부터 제2외국어와 대학별논술고사를 치르지 않으면 안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진로에 대한 설계나 진학하고 싶어하는 대학및 학과는이미 나름대로 구상하고 있겠지만 지금부터 다시한번 이를 확고히 해야한다는 것이 선배들의 충고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가장 정확한 대학및 학과선택의 참고기준은 문교부가 28일 발표한 1점단위 점수대별 전체수험생의 득점 누가분포표일수 밖에 없다.
극단적인 가정을 하자면 내신성적1등급에 학력고사성적 전국수석은 합격과 불합격을 염두에 둘 필요가 없을것이다. 반대의 경우는 자신이 설계한 진로에 맞춰 대학이나 학과를 선택한다는것이 불가능하다.
문제는 모두가 수석이나 말석이 아니라는데 있다. 그래서 선택의 어려옴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때 선택의 길잡이는 득점누가분포표와 함께 입시전문기관들이 수험생들의 선호도와 예년의 합격선등을 토대로 작성한 지원사정기준표라고 할수 있다. 자신이 획득한 학력고사성적이 점수보다 전국몇위에 해당하는가가 선택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기본적인 기준이다. 가령 자연계에서 가장 합격선이 높은 서울대전자공학과의 경우 지난해 합격선이 3백12점 (1등급) 이었다고 이번에도 3백12점이 그대로 합격의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3백12점이 지난해 득점분포상 자연계에서 전국등위로 1백95위에 해당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의 경우 자연계 1백95위는 3백14점으로 이는 지난해 3백12점과 같은 값에 해당한다.
특히 올해의 경우는 서울대를 비롯한 이른바 명문대입학인원이 지난해보다 15%이상 줄어들었고 서울대잔자공학과처럼 인기학과는 15%이상 감축된 점을 고려한다면 등위도 상향조정되고 자연계에서는 합격선이 오히려 높아질수도 있다.
입학인원이 65명이었던 서울대 전자공학과가 최고인기학과 이면서도 1백95위까지(동점자포함 2백32위) 합격할수 있었던것은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더라도 합격이 가능한 고득점자의 3분의2가 다른 학과를 택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전자공학과의 경우는 계속 강세를 보여 단언할수는 없지만 지난해 추세대로라면 입학인원이 55명으로 줄어든 올해의 합격가능선을 1백65위(동점자 제외)까지도 예상할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중하위권 학과에서는 이와는 다르다. 84학년도의 경우 4년제대학 입학인원20만6천3백72명에 해당하는 등위의 학력고사성적은 2백5점이였지만 서울시대 종합대학에서조차 1백70점대까지도 합격할수 있었다.
85학년도 4년제대학 입학인원은 20만3천5백2명. 그러나 이 등위에 해당하는 2백1점까지만 입학할수 있는것은 아니다. 수험생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2백점선의 하위권 득점자는 이번처럼 전년도에 비해 전반적으로 성적이 떨어져 하향지원이 예상되는 입시판도일수록 소신에 따라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 불만하다. <권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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