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통령 訪日 저자세 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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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일본 국빈 방문을 하루 앞둔 5일 "저자세 외교"라고 비판했다.

김영일(金榮馹)총장은 먼저 일본의 '외교적 결례'를 문제삼았다.

그는"방일기간 중 군사대국화 관련 법안들이 참의원에서 심의된다"며 "이는 국빈에 대한 결례이며 외교관례상 있을 수 없는 방자한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강력 대응을 주문하면서도 정부의 외교상 실책도 짚었다. "정부는 일본 측 결례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며 "실무방문을 무리하게 국빈방문으로 바꿔 이같은 모욕을 감수하게 된 것도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로 빗댄 공세도 이어졌다. 이상배(李相培)정책위의장은 "현 정권이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였다면 현충일에 일본에 가진 않을 것"이라며 "이날 일왕을 만나고 게다가 만찬까지 하는 건 정말 아마추어다운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얼마나 만만하게 보였으면 이처럼 저자세이며 굴욕적인 모습이 됐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李의장은 또 "일본 천황이라고 부르는데 천황이 아닌 국왕"이라며 "일본이 우리를 깔본다면 우리도 존중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돌출성 말실수를 염려하는 발언도 나왔다. 박종희(朴鍾熙)대변인은 "기왕 떠나는 만큼 성과를 거두고 돌아오길 바란다"면서도 "일본 국민과의 TV 대화에서 盧대통령은 특유의 말 실수가 돌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라"는 이색 당부를 했다.

이어 "일본 자민당 정조회장의 창씨 개명과 관련된 망언에 대해 공식사과를 요구하고 북핵 사태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재확인하라"고 촉구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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