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합니다, AL 첫 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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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잠수함' 김병현이 '해적들'을 화끈하게 소탕했다.

김병현은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한 후 첫 선발 등판한 5일(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해적)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 승리투수가 됐다. 레드삭스는 김병현의 활약으로 1백년 만에 만난 파이어리츠를 11-4로 꺾어 5연패에서 벗어났다. 레드삭스는 또 더블헤더 두번째 경기에서도 8-3으로 이겨 앙숙 뉴욕 양키스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로 복귀했다.

"우리가 (김병현에게) 원했던 것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레드삭스 그래드 리틀 감독의 평가처럼 김병현은 완벽했다.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맞춰 잡는 전략을 썼으나 여느 때보다도 안정적이었으며 위력이 넘쳤다. 5안타, 1볼넷에 삼진은 2개였고 4회까지 주자를 2루에 내보내지 않았다. 김병현은 5회에 첫 타자 누네스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후 희생번트에 이은 적시타로 유일한 실점을 했으나 팀이 6-0으로 앞선 상황이어서 별 의미는 없는 점수였다.

워낙 쉽게 승리해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com은 '김병현은 공을 던질 때보다 공격할 때 더 힘을 썼다'고 논평했다. 김병현은 2회에 짧은 우전안타를 치고 1루로 천천히 달려 나가다 우익수가 1루로 송구하자 깜짝 놀라 전력질주, 간발의 차로 세이프된 후 혀를 내밀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병현은 이로써 1승 무패, 방어율 3.37이 됐다. 김병현이 내셔널리그의 다이아몬드 백스에서 기록한 1승5패는 통산 기록에는 들어가지만 아메리칸리그에서는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한편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는 푸에르토리코에서 벌어진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시즌 첫 선발 등판했다가 4와3분의1이닝 동안 홈런 3방을 맞고 6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최희섭(시카고 컵스)은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홈경기에서 볼넷 1개에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는 오는 8일 푸에르토리코에서 벌어지는 몬트리올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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