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치료받은 메르스 10번 환자 퇴원 … 어제 귀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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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감염된 채 중국으로 출장 갔다가 현지에서 격리 치료를 받은 10번 환자 A씨(44)가 26일 완치돼 퇴원했다.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10번 환자가 이날 오후 귀국했다. 입국 뒤 출국 과정 등에 대해 1시간 반 가량 조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첫 메르스 환자와 평택성모병원 같은 병실(2인실)에 입원했던 3번 환자(76·사망)의 아들이다. 지난달 16일 아버지에게 문병 갔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사흘 뒤인 지난달 19일부터 열이 나기 시작해 보건소 직원과 한 대학병원 응급실 의사에게 감염 의심 사실을 알렸으나 이들은 보건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A씨는 26일 홍콩을 경유해 중국 광둥성으로 갔고, 그 응급실 의사가 다음 날 의심환자 진료 사실을 신고했다. 이 같은 내용을 통보받은 중국 정부는 A씨를 찾아내 후이저우(惠州) 중심인민병원에서 치료해왔다. 중국에서 A씨로 인한 메르스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10만~20만 위안(약 1800만~3600만원) 정도로 추정되는 치료비는 중국 정부가 전액 부담키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A씨는 퇴원하며 중국 의료진에게 한글로 쓴 감사의 편지를 남겼다. A4 용지 한 장 분량의 글에는 ‘한참 아픈 시기였던 5월 말부터 6월 10일까지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내 옆을 지켜주었던 것은 이곳의 간호사였다. …치료해 주고 간호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병원 측은 퇴원하는 A씨에게 꽃다발을 선물했다. A씨는 입원 초기에 한국 방송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병원에서 제공하는 식사에 대한 불만 등을 토로했다.

 한국의 메르스 환자는 26일 한 명 추가돼 총 181명이 됐다. 181번 환자는 메르스 환자를 치료해온 삼성서울병원 전공의(26)다. 그는 지난 12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이 병원 응급실 보안요원(135번·33)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삼성서울병원의 일반 의료진이 이달 17일까지는 전신보호복을 입지 않아 감염 위험에 노출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7명이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자는 81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두 명 늘어 31명(사망률 17%)이 됐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이에스더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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