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경제위기서 월가 살린 가이트너, 속내 알아보니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9면

스트레스 테스트
티모시 가이트너 지음
김규진·김지욱·홍영만 옮김
인빅투스, 664쪽, 2만5000원

미국이 ‘큰 나라’다 보니 미국의 장관은 다른 나라의 대통령급이다. 미 재무장관은 세계의 ‘경제 대통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티모시 가이트너 전 미국 재무장관(재임 2009~2012)의 자서전이다. 자서전이지만 교과서 성격이 농후하다. 다가올 경제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필독할 가치가 있다. 천문학적 규모의 가계부채 등을 이유로 ‘제2의 국제통화금융(IMF) 위기’가 곧 온다는 얘기가 떠돌아 다니는 우리나라에서도 눈여겨봐야 할 책이다.

 시장경제는 호황과 불황 사이를 주기적으로 왔다 갔다 한다. 1929년 한번의 세계 대공황을 맞았다. 가이트너는 미국발 경제위기가 제2 세계 대공황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낸 인물이다.

경제위기의 ‘주범’인 월스트리트를 과연 구제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손을 봐야 한다’는 의견에도 가이트너 전 재무 장관은 소신대로 밀고 나갔다. (워렌 버펫 같은 투자의 황제들은 월가가 한번 망해야 자신들이 더 큰 부자가 될 수 있다며 척결을 내심 기대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그를 신뢰했기 때문이다.

 가이트너가 재무장관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미스터리다. 그에겐 그 ‘흔한’ 경제학 박사학위도 없었다. 다트머스대에서 공부할 때 경제학 수업을 딱 한 개 들었는데 그마저도 “따분했다”고 말한 가이트너다. 위기 속 정치와 경제의 충돌 양상도 볼만하다. 이런 사항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 보시라. 책이 나오자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모든 주요 언론이 비중 있게 서평 기사로 다뤘다.

김환영 기자 whan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