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핀 만드는 양귀비 유전자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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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에서 추출하는 모르핀은 강력한 마취ㆍ진통제다. 한 해 거래규모가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마약인 아편의 주성분이라 대량 생산에 제한이 많았다. 이런 모르핀을 값싸고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는 단서를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영국 요크대와 글로벌 제약회사 클락소스미스(호주) 공동연구팀은 양귀비가 모르핀ㆍ코데인 같은 알칼로이드(식물에 들어있는 질소를 포함한 염기성 유기화합물)를 만들게 하는 융합 유전자(STORR)를 찾아냈다고 26일 밝혔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온라인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서다.

연구팀은 정상 양귀비와 모르핀을 합성하지 못하는 돌연변이 양귀비의 유전자를 비교해 이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 유전자를 조작하면 원하는 알칼로이드를 ‘맞춤 생산’ 할 수 있다. 또 효모 같은 미생물 유전자에 끼워넣어 증식시키면 굳이 양귀비를 재배하지 않고도 모르핀 등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실제로 당뇨병 치료에 쓰이는 인슐린은 과거 돼지에게서 추출했지만, 요즘은 사람의 인슐린 유전자를 끼워넣은 미생물을 키워 대량 생산하고 있다.

김한별 기자 kim.hanbyul@joongang.co.kr,
[사진 영국 요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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