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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포커스] "3조 달러 넘는 이슬람 금융 자본, 자금난 러시아 기업에 숨통 터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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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러시아와 서방의 관계가 냉각되고 서방 은행들이 러시아 채무자에 대한 관심을 잃는 가운데 자금난을 겪고 있는 러시아 기업에 이슬람 금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루스탐 민니하노프 타타르스탄 공화국 대통령이 경제포럼 ‘카잔 서밋’에서 이같이 밝혔다. 타타르스탄은 이슬람교도가 대부분인 러시아의 자치 공화국이며 수도는 카잔이다.

민니하노프 대통령은 “이슬람 국가들은 국제무대에서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았으며, 최근 세계 경제가 겪은 사건들은 이슬람 은행들이 세계적 위기에 대처할 수 있으며 세계 금융 시스템을 보완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채권자들을 다른 채권자들로 바꾸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러시아 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완전한 기관에 대해 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국제금융기구(IMF)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이슬람 자본의 규모는 2015년 말쯤이면 3조4000억 달러에 달하게 된다.

술탄 알 하테르 카타르 경제상업 차관은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이슬람 금융의 중요성은 커가고 있다. 이슬람 금융에서는 모든 거래가 현금으로 보장되고, 투자도 안전해지고 있으며 아무런 위험성도 따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슬람 금융에서는 거래 시 이자를 요구하는 것이 금지되며 대출은 하나의 상품을 다른 상품으로 교환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아흐메드 모하메드 알리 알-마다니 이슬람개발은행 총재는 “이슬람 금융은 특성상 실물 경제 활동과 연계되어 있어 국내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슬람 금융의 위험 분산 개념은 건전한 금융 활동 관행을 장려한다. 이슬람 금융에서는 거래가 실질 투자와 연계되어 있어 투기나 투기와 관련한 불안정성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슬람 금융이 이슬람교도는 물론 비이슬람 교도에게도 매력적이라며 영국 같은 비이슬람 국가도 샤리아 율법에 따른 채권을 발행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그러한 채권의 발행 총액이 12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언급했다.

민니하노프 대통령은 “현재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를 비롯해 여러 러시아 은행이 이슬람 금융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스베르방크의 총재이자 전 경제개발장관인 게르만 그레프가 러시아 내 이슬람 뱅킹의 확대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어떻게 세금을 부과할 것인지, 전문 인력 부족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와 같은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러시아 정부가 지원한다면 이슬람 금융 도입 과정이 훨씬 촉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타타르스탄 최대 은행인 아크 바르스 은행은 이미 샤리아 율법에 따른 금융 자본을 유치했으며, 2015년 1월에는 보험회사 알리안츠 타타르스탄 지부가 이슬람 보험 상품인 ‘하냘 인베스트’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민니하노프 대통령은 본지에 “러시아에서 이슬람 뱅킹의 확대는 연방 수준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며, 타타르스탄에 특별 금융 구역을 조성하려는 계획은 없다”면서 “오늘날 카잔은 이슬람 금융에 대한 러시아인과 러시아 지역의 인식을 바꿔 놓아야 하는 장소이며 그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5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와 알-마다니 이슬람개발은행 총재가 모스크바에서 회동을 가진 바 있다.

알렉세이 롯산

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또한 Russia포커스 웹사이트(http://russiafocus.c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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