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좋지 않은 LG, 필승조 정찬헌 이탈까지… '엎친데 덮친격'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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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헌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LG에 더욱 악재가 발생했다. 필승조 투수 정찬헌(25)이 음주운전 사고로 3개월 출장 금지 중징계를 받은 것. 사실상 시즌 아웃이나 다름없다. 코칭 스태프 개편과 새 외국인 타자 영입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던 중이었기에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LG 구단은 22일 오후 "정찬헌에게 음주운전과 관련된 책임을 물어 3개월 출장정지 및 벌금 1000만 원의 중징계를 내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찬헌은 이날 새벽 강남구 신사동 사거리에서 음주운전을 하던 중 오토바이와 접촉사고를 냈고 이후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구단엔 자진 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단은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 정찬헌도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동료 선수들에게 폐를 끼쳐 죄송하다"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이번 일의 여파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라 할 수 있다.

LG는 루이스 히메네스의 합류 후 3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원래 강했던 마운드에 공격력이 뒷받침되기 시작했다. 히메네스의 준수한 3루 수비로 탄탄한 내야진 구축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지난 21일 목동 넥센전 9회 말 1사 3루에서 다소 이해하기 힘든 대처로 끝내기 스퀴즈를 내주고 역전패를 당해 다시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태다. 똑같은 1패지만 '어떻게 지는가'도 중요했다. kt와의 이번 주중 3연전은 LG에게 매우 중요해진 상황이다.

그런데 그라운드 밖에서 일이 터졌다. 게다가 유독 민감한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시즌 전부터 양상문 LG 감독이 누차 경계했던 부분이었다. 반등이 절실한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고, 사령탑의 위상에도 먹칠을 하고야 만 것이다.

전력 손실도 불가피하다. 지난해부터 성장세를 보인 정찬헌은 올 시즌 팀 마운드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21일까지 불펜진에서 가장 많은 32경기(44이닝)를 소화하며 3승·5홀드·1세이브를 올려줬다. 봉중근이 부진했던 시즌 초반부터 이동현과 함께 팀의 뒷문을 맡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 몫만큼 공백이 생기고 말았다. 필승조 라인이 무너졌다. 당장 자리를 메우는 것이 급선무다. 현재로선 신재웅이 유력해보이지만 2군에 있는 선수들까지 폭 넓게 가능성을 열어두고 마운드 운용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6월 17경기에서 5할 승률(9승·8패)을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냈고, 부상 선수들의 복귀도 눈앞에 두고 있다. 분명 반등할 여지는 존재한다. 그렇기에 지금의 위기를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내부 분위기 쇄신부터 공백 대처까지 그 어느때보다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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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헌’ [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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