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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강의교수, 어린이 불안장애환자 90명 분석|어머니의 야단 한마디가 어린이를 환자로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불안을 주증상으로 하는 아동의 정서장애, 즉 불안장애 아동들이 눈에띄게 늘어나면서 소아정신과학의 주요 연구및 진료대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불안장애 아동의 특성과 그 지도에 대해 서울대의대 홍강의교수(소아정신과)의 조사결과로 알아본다.
아동기의 불안장애는 크게▲과잉불안장애▲격리불안장애▲회피불안장애, 그리고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일반적 불안장애등으로 나눠진다.
80년1월에서 82년9월사이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에서 불안장애로 진단된 90명(같은 기간 외래환자의 7%)을 대상으로 한 홍교수팀의 분석에 의하면 그중 과잉불안장애 18명, 격리불안장애 9명, 회피불안장애 2명, 나머지가 일반불안장애였으며 남녀비는 5대4였다.
발병때 평균연령은 남자가 9.2세, 여자가 8.7세였으며 장남·장녀가 44명(외동 5명포함)으로 절반정도였다.
불안장애 아동들은 각기 특정한 증상이나 행동특성을 보인다. 과잉불안 장애아는 학교성적등 자신의 성공,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과 비판에 매우 민감하다. 대개 자기 표현력이 우수하고 조숙하며 공부는 잘하면서도 혹시 이번 시험에서 성적이 떨어지면 어쩌나하고 불안해한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고 대개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은 중상류층 자녀에 많다.
격리불안장애는 부모나 집으로부터 격리되는데 대한 심한 불안반응과 떨어지면 자신이나 부모에게 어떤 재앙이 닥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불안장애다. 타고 가는차가 사고나 나지않을까하는 여러가지 공포증과 수면장애를 특징으로 한다.
대개 부모가 과잉보호하는등 아동에 많으며 어머니자신도 아이가 옆에 없으면 「애가 혹시…」하고 같이 불안해 한다. 언어발달이 늦고 성적도 낮으며 어릴때 생명이 위험한 고비를 넘긴 아동에 많다. 회피불안장애는 대인관계에 있어서 쉽게 당황하고 자신감이 없으며 사람을 대하면 위축되고 따라서 사회적인 활동이나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 친구가 적다.
전체적으로 보아 이들 불안장애 아동들은 수면장애가 있고 신경질적이며 불안정한 행동을 보인다. 또 두통·복통·현기증이나 가슴이 답답하다는등 특별한 증상이 없는데도 어딘가가 아프다고 호소한다. 그래서 신체적인 질병으로 간주되거나 오진될 가능성이 높다.
그밖에 병이 날지도 모르겠다, 내가 없는사이 엄마가 아프지 않을까, 교통사고가 나지않을까등의 불안과 어둠이나 귀신에 대한공포감이 크다.
홍교수팀의 조사에 따른 불안의 원인은 공부나 성적에 대한 압력과 걱정, 부모나 할머니등 자신에게 중요한 어른으로부터와 격리 내지는 그에 대한 걱정, 가정불화등이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이밖에 체벌이나 상해에 대한 공포, 가정의 경제적 문제, 신체적약점등도 원인이 되었다.
이것은 가정불화나 이혼력을 가진 가정이 24%였다는 데서도 찾아볼수 있다. 과잉불안 장애아동의 경우 부모로부터 공부에 대한 압력이 특히 많았고 형제간 경쟁관계가 심하며 그 어머니 역시 불안·우울·신경질적인 면을 많이 보이고 있었다.
흔히 훈육의 방법으로「쫓아내겠다」「멀리 보내버릴테야」「엄마가 나가버릴테야」라고 겁을 줄때 격리불안은 증가된다.
홍교수는 어린이는 부모와 애정으로 밀착된 관계가 유지되어야 안정감을 느끼게되며 이것이 불확실할 때 불안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런 불안장애 아동의 부모는 「너무 내입장에서 아이를 다루고 기계적으로 강요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성취하지 못하면 버리겠다는 메시지를 주는것이 아닌지」, 평소의 훈육방법에서 원인을 찾아 고치도록 해야한다.
홍교수는『증상에 따라서는 놀이치료등 전문가의 치료가 요구될때가 있다』고 말하고 『부모도 함께 치료를 받아야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고 밝혔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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