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닝 볼펜?… 형광잉크로 글씨 쓴 뒤 자외선 램프 비춰 읽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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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커닝용 볼펜'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볼펜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형광용 잉크로 글을 먼저 쓴 뒤 펜 끝에 달려 있는 자외선 램프를 비춰 글 내용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즉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형광용 펜으로 책상 등에 글을 쓴 뒤 램프를 통해 내용을 보게 하는 방법이다.

올해 초 볼펜을 중국에서 수입한 회사 측은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시험 커닝 외에 통장.금고 등 각종 비밀번호를 적을 때, 애인이나 친구 등과 비밀 편지 등을 주고받을 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인터넷 등을 통해 볼펜이 알려지면서 최근 하루 100개씩 팔려 올 초 들여온 1000여 개가 바닥났다"며 "문구점.노점상 10여 명에게도 연락이 와 앞으로 3000개를 더 들여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도덕적으로 비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글 내용을 보기 위해서는 자외선 램프를 켜야 하기 때문에 실제 커닝에 사용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네티즌 사이에선 "정부가 즉각적으로 나서 볼펜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해야 한다" "학생들을 상대로 얄팍한 상술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인터넷 쇼핑몰 측은 이 회사에 '시험 커닝용'이라는 문구를 수정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시험 커닝 금지'라는 문구를 대신 사용할 방침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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