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북한 병사 일주일간 200Km 남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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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강원도 화천 지역 비무장지대 안의 한국군 소초(GP)를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는 함경도 지역에 있는 북한군 후방지역에서 근무중 탈영해 전방으로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 관계자는 “조사과정에서 귀순자 A씨(19)가 지난 7일경 부대를 이탈해 일주일간 차량과 도보로 남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14일 야간에 북측 철책을 통과한 뒤 GP인근 고지 주변에서 날이 밝을때까지 기다리다 15일 오전 7시 55분쯤 발견됐다”고 말했다.

탈영한 부대에서 약 200㎞거리를 일주일 가량 이동해 귀순한 셈이다. A씨는 북한군 하급병사(한국군 일병에 해당)로, 북한군 간부의 운전병으로 군복무를 하며 상습적인 구타로 귀순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A씨가 한국군 GP철책까지 접근할 때까지 파악하지 못한 것을 두고 경계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해당 GP 병력들은 경계근무중 GP외곽에 설치한 가장 바깥쪽(3선) 철조망 밖에서 인기척을 느꼈고, 귀순자가 “북군이다”라고 답해 오전 8시경 GP 내부로 유도했다.

당시 발견한 병사와 A씨까지의 거리는 4m가량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북한군 철책과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것은 물론 상황실 바로 앞에까지 접근해 스스로 기척을 낼 때까지 파악하지 못한 셈이다. 해당 GP와 군사분계선은 수백m 떨어져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경계작전에 대한 검열을 실시한 군 관계자는 “발견당시 짙은 안개로 인해 10m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군에서 각종 장비를 운영하고 있지만 짙은 안개와 수출에서 관측하는데 제한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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