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통령 "새 정부 첫 국빈방문 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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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방문 중인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과 3일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양국간 협력을 다짐했다.

盧대통령은 정상회담 직전 "1986년 아키노 대통령이 피살되고 필리핀의 피플 파워가 일어나는 등 민주화 진행과정이 한국과 비슷해 특별히 필리핀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盧대통령은 또 "아로요 대통령이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 관심을 모으고 있을 때 나도 한국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꿈을 갖고 대통령 준비를 열심히 해왔다"고 말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새 정부의 첫 공식 국빈방문을 하게 돼 얼마나 영광인지 모르겠다"며 "한국전 파병안을 발의한 사람이 내 아버지고 은퇴 후 한국 정부에서 특별훈장도 받았다"고 소개했다.

盧대통령은 "처음 맞이하는 정상 손님이라서 어제 그림을 보고 환영행사 과정을 외웠는데 백점을 맞았는지 모르겠다"고 해 참석자들의 웃음이 터졌다.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盧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해온 필리핀 정부의 일관된 원칙이 큰 도움이 됐다"며 한국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의 협력증진에 능동적인 역할을 해준 데 대해서도 감사를 표시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盧대통령의 평화번영정책을 지지하며 적극 협력하겠다"며 "아시아지역포럼(ARF)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3만여명의 국내 거주 필리핀인의 불법 거주 문제에 대한 배려도 요청했다.

두 정상은 이날 양국간의 '형사사법공조조약'체결을 계기로 테러와 국제범죄 등에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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