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차별화로 속옷시장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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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백화점.홈쇼핑.할인점 등 유통업체마다 소비자층이나 판매 방식이 다릅니다. 업체별 특성에 맞는 제품을 개발한 게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비비안 김진형(49)사장은 1990년대 중반 시작한 이같은 전략이 요즘 결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비안은 최근 2분기 연속 속옷시장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초 만해도 쌍방울.비와이씨에 이어 3위였지만 지난해 2분기 비와이씨를 따돌렸고, 지난해 4분기에는 쌍방울도 제쳤다. 최근 5년간 매출 신장률도 20%대다.

비비안은 다른 경쟁업체들이 점포 확장에 몰두했던 90년대부터 매장의 수를 줄이고 정예화했다. 97년 1천8백여개였던 매장이 현재는 2백80여개로 줄었다.

그리곤 브랜드 다변화 전략을 세웠다. 90년대 중반 새로 떠오르는 유통채널이던 할인점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 '드로르'를 키웠다. 고가인 '비비안'과 달리 할인점 전용이라 광고비와 물류비가 덜 들었다. 드로르는 현재 비비안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할 만큼 성장해 비비안의 효자 브랜드가 됐다.

78년 비비안 입사후 15년간 영업부에서 근무했던 김사장은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통이다. 영업부장, 영업담당 상무.전무이사를 거쳐 지난해 대표이사가 된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의 개발과 서비스 강화다.

"80년대는 만들면 팔리는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아니죠. 소비자들의 욕구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며 외국산 브랜드의 도전도 거셉니다."

그는 앞으로 속옷시장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본다. 최근 고객관리를 강화하고 속옷 수선점을 늘리는 등 애프터 서비스를 강화한 것도 이런 그의 전망 때문이다. 주력 브랜드 '비비안'의 '노 세일'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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