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방미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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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얼굴) 대통령이 10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문에 미국 방문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박 대통령은 14일 출국해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취임 이후 네 번째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국민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메르스 조기 종식 등 국민 안전을 챙기기 위해 박 대통령은 다음 주로 예정된 방미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그동안 박 대통령은 국내 경제 활성화와 우리 경제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주요 국가들을 방문하며 순방외교를 해 왔다”며 “그러나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방미를 연기하고 국내에서 국민 불안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기 결정과 관련, 청와대 핵심 참모는 “미국과의 동맹외교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박 대통령의 최우선 원칙”이라며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 참모는 “메르스 사태 종식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도 담겼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번 조치가 취소가 아니라 연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수석은 “사전에 미국 측에 이해를 구했으며 한·미 간에 서로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방미 일정을 다시 잡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오늘(10일) 아침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에게 전화로 연락해 국내 상황의 이해를 구했고 미국이 동의했다”며 “가장 빠른 시기(at the earliest)에 방미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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